[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최근 정부가 유류세 인하 축소 조치를 취한 후 국제유가와 환율상승까지 맞물리면서 기름값 상승세가 거침없다. 앞으로도 대내외 여건상 기름 값이 오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자 정부는 알뜰주유소를 활성화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소비자 혜택 체감은 적다는 지적이다.
20일 오피넷에 따르면 5월3주 기준 주유소 평균 기름값(보통휘발유)은 리터당 1525.52원이다. 유류세율 15%인하에서 7%인하로 축소를 시작한 7일 전 첫주는 1459.98원이었다. 2주 동안 65.54원이나 급등한 셈이다. 올해 최저가였던 2월 2주 1342.71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3개월동안 182.81원 올랐다. 서울의 경우 지난주 기준 1613.76원까지 올라 1600원선을 넘었다.
기름값 상승세는 이미 예견됐다. 일단 정부의 유류세 인하폭 절반 환원이 한 몫 했다. 정부가 지난 6개월간 15%를 깎아줬는데 지난 7일부터 7%로 축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휘발유가 리터당 65원, 경유는 46원 오르게 됐다. 오는 9월1일부터는 인하 조치가 아예 소멸돼 원래 세율로 되돌아간다. 이렇게 되면 추가로 휘발유와 경유가 각각 58원, 41원 더 오르게 된다.
국제유가도 상승세다.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원유의 기준가격이 되는 중동산 두바이유는 1월2일 배럴당 51.86달러를 기록한 이후 지속 오르며 이달 1일 72.46달러를 기록했다. 환율마저 기름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국내 주유소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1194.2원이었다. 지난 7일 종가가 1166.5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주새 27.7원이나 급등한 셈이다.
정부는 대외리스크에 이어 유류세 환원이 급격한 유류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알뜰주유소를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구체적인 목표는 없고 예산편성 등을 반영해 알뜰 주유소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알뜰주유소가 전체의 10% 정도 되는데 숫자를 더 늘리려고 한다"며 "또 현재 3분의1 수준에 지원하고 있는 품질인증 사업을 확대해 소비자들이 알뜰주유소를 더 신뢰하고,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할 계획" 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알뜰주유소의 가격 혜택뿐 아니라 접근성 측면에서 소비자 체감이 여전히 적다는 데 있다. 석유공사와 한국자영알뜰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전국 알뜰주유소는 1175개소로 전국주유소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알뜰주유소가 상대적으로 기름값이 낮은 지방에 주로 편중돼 있다. 인천의 경우 전체 주유소 중 알뜰주유소 점유율이 약 1.2%로 가장 낮았다. 서울은 2.56%로 나타났는데 100개 주유소중 2~3개만이 알뜰주유소인 셈이다. 반면 전남 15.15%, 강원 14.43%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 알뜰주유소와 정유사주유소의 판매가격 차이를 보면 정부가 알뜰주유소를 도입할 당시 '리터당 70원~100원 더 저렴한 가격' 계획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지난 5월3주 기준 기름값은 정유사 평균 1529.24원으로 알뜰주유소(1495.47원)가 33.7원 저렴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현재 알뜰주유소는 정책시행 취지에 맞게 효과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며 주유소간 가격 차이가 미미해 개선 및 관리가 필요하다"며 "정부는 지역 편중현상을 완화시켜 대도시권에 알뜰주유소를 많이 보급하고, 다수의 대도시 소비자들이 혜택을 체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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