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출국 시 고민되는 것 중 하나가 해외에서의 통신서비스 사용 방법이다. 크게 와이파이 라이터, 현지 유심, 로밍 등으로 선택지가 나뉘는데 가격, 편의성 등을 놓고 고민하게 된다. 지난달 20일부터 나흘간 일정으로 떠난 중국 출장길에서 대안을 살펴본 결과 '로밍'이라는 결론을 내고 움직였다. 일주일 이상의 일정이었다면 유심도 고려했겠지만, 단기 출장이었고 부가적인 짐을 만들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와이파이 라우터도 선택지에서 제외했다.
출국 수속을 마친 후 이용 중인 이동통신사 로밍센터로 이동했다. 3박4일간 일정으로 중국을 갈 예정이라고 하니 'T로밍 한중일패스'를 추천해줬다. 5일 동안 이용 요금은 부가세 포함 2만5000원이다. 이용기간 LTE·3G 데이터 2기가바이트(GB)를 사용할 수 있고, 데이터 소진 시 400킬로비피에스(Kbps)이하 속도로 이용할 수 있다. 음성 수신·발신 시 초당 3.6원이 발생하지만 T전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음성통화를 사용할 경우 무료로 서비스가 제공된다.
2시간20분 이동 후 중국 지린성 옌지 공항에 도착했다. 스마트폰을 껐다 켜는 것이 좋다는 상담원 말대로 전원을 다시 켜니 중국 차이나 유니콤(china unicome)으로 신호가 잡혔다. 문자서비스는 일 500건을 넘기지 않는 선이라면 무료로 서비스되기 때문에 평소 오던 광고나 업무 관련 내용을 한국에서와 같이 받아볼 수 있었다. 데이터 속도도 현지 통신사정에 따라 LTE나 3G로 잡혔지만 포털 사이트를 검색하기에 무리 없는 수준이었다.
출장지가 연길·도문·방천·용정 일대였다. 이 중 방천은 중국·북한·러시아 세 나라 국경의 경계에 위치한다. 한중일패스를 선택한 탓에 러시아 국경쪽에 근접하자 '고객님께서 위치하신 러시아에서는 T로밍 한중일패스 혜택이 적용되지 않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떴다. 데이터도 자동 차단됐다. 제휴망 이외 데이터 로밍 사용 시 데이터가 차단되기 때문에 자동 업데이트 등으로 데이터 요금이 과금될 가능성이 없다.
국내에서 사용 중인 일반 T전화 모드(왼쪽), 중국 도착 후 변한 T전화 화면(가운데)과 전화 연결시 T전화 화면. 사진/스마트폰 화면 캡쳐
로밍 서비스 가운데 편리했던 점은 통화다. 기존 음성 통화를 이용하면 초당 3.6원이 발생한다. 일반적인 음성통화는 양국가의 음성통화망과 국가 간 연결된 국제망에서 음성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발생한다. 하지만 T전화 앱으로 바로(baro)서비스를 이용하면 무료로 통화할 수 있다. 해외 음성망을 이용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 기반 음성 통화를 활용한 결과다. SK텔레콤은 T전화 플랫폼 기반으로 해외 데이터 망과 국내 음성 망을 연동하는 기술 방식, 바로를 도입했다. 출국한 나라에 도착하면 T전화 통화버튼이 초록색에서 파란색으로 변한다. 무료 통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다. 통화 품질도 해외라는 생각을 특별히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괜찮았다. 전화를 걸면 대게 '해외 로밍 중인 고객에게 연결됩니다. 받는 분에게 국제전화 요금이 부과됩니다'라는 멘트가 나오지만 바로 서비스는 이런 멘트 없이 바로 전화를 연결해 출국 여부를 전화로 판단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급한 용무나 집과 연락하기에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용이 없다 보니 초시간을 따지지 않고 여유롭게 통화할 수 있었다. 다만 바로 서비스는 호불호가 갈린다. 여행 등으로 일상과 단절을 원하지만 전화상으로 국내외 구분이 크게 안돼 여행 주에도 불필요한 전화 알림 등에 노출된다는 것이 이유다.
큰 준비 없이 출장길에 오르다 보니 몸도 가볍고, 따로 예약을 할 필요도 없는 로밍을 선택했지만 개인별 선호도나 중요도에 따라 취사선택을 할 필요는 있다. 4일간 2만5000원을 내고 로밍을 이용했지만 와이파이 라우터 일종인 와이파이도시락을 이용했다면 하루 2GB 데이터를 사용하고(소진 시 256kbps 이하 속도로 제한) 하루 5500원만 소요된다. 유심을 바꿔 끼는 것이 귀찮지 않았다면 음성통화는 불가하지만 데이터를 30일간 2GB 사용할 수 있는 유심도 1만800원 수준에 구매할 수 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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