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10돌 맞은 5만원권, 불량 제로 '위조지폐 청정국' 등극
(경산 화폐본부 가다)40일간 8단계 거쳐 완성, 화폐제조기술 세계 최고
2019-06-19 17:37:58 2019-06-19 18:00:49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100에서 1을 빼면 0입니다."
경북 경산시의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에서 만난 조용만 한국조폐공사 사장은 화폐본부의 슬로건을 이같이 설명했다. 불량이 단 하나라고 있다면 공급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5만원 발행 10주년을 맞아 지난 18일 찾은 경산 화폐본부를 둘러본 결과 조폐공사는 엄격한 기준으로 화폐 품질을 관리하고 있었다.
 
용지 확보부터 여러 단계의 인쇄를 거쳐 까다로운 검사를 통과하기까지 5만원권 한 장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40여일의 시간이 필요했다. 경산 화폐본부는 주로 5만원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 인쇄처의 직원이 인쇄된 5만원권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조폐공사
 
5만원은 8단계를 공정을 거쳐야 완성된다. 부여 제지공장에서 온 흰색 용지에 바탕그림을 넣는 '평판인쇄', 뒷면 금액을 표시하는 '스크린인쇄', 위조방지를 위한 '홀로그램 부착', 사물 및 풍경을 넣는 '요판인쇄(뒷면)', 인물초상과 금액을 넣는 '요판인쇄(앞면)', 전체 이미지의 기계검사인 '전지검사, 앞면 상하 고유 기·번호를 입력하는 '활판인쇄', 지폐를 자르고 포장하는 '단재 및 포장'을 거쳐야 하는 것이다. 
 
매 단계 완벽을 기해야 완벽한 5만원이 탄생되는 셈이다. 한 장의 전지에 5만원권 28장이 한 번에 인쇄되는데, 하나라도 불량이 생길 경우 잡완지로 분류해 조폐공사 검사부에서 낱장 하나하나를 다시 검사해 불량은 폐기 처리된다. 
 
여기에 단계마다 인쇄를 마치면 창고에서 4~5일간의 건조 시간도 필요하다. 건조는 온도 23도, 습도 55%에서 관리되는 창고에서 이뤄졌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경산 화폐본부에서 만들어지는 5만원권은 하루 최대 20만장 정도다.
 
복잡하고 세밀한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가치를 지닌 화폐가 된다는 점에서 조폐공사 직원들은 5만원권에 대해 "세계 최고 수준의 보안기술이 집약된 인쇄물이자 예술품"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위조방지를 위해 공개된 16개의 장치와 비공개된 6개의 장치가 들어가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게 칭할만했다. 공개장치는 △띠형 홀로그램 △입체형 부분노출은선 △가로확대형 기번호 △색변환잉크 △숨은그림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였다.
 
조 사장은 "일본과 함께 우리나라가 위조지폐 청정국이라는데는 조폐공사의 세계적인 위변조 기술력이 한몫했다"며 "지폐뿐 아니라 주민등록증, 전자여권 등 조폐공사가 만드는 제품에 완벽 품질을 통해 국민 경제생활의 신뢰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실제 5만원권이 등장한 10년 동안(2009년 7월~2019년 3월) 위조화폐는 총 4447장이 발견되는데 그쳤고 2014년(1351장)과 2015년(2012장) 대량으로 발견된 때를 제외하면 1084장에 불과하다. 2015년에는 제작 과정에서 범인이 검거돼 실제로 유통되지 않았으며 2014년에 조기에 발견·회수 처리됐다.
 
5만원권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위조지폐 발생 사례는 100만장당 0.12장(2018년 기준)으로 영국(129.1장), 유로존(34.0장), 호주(19.7장), 캐나다(11.0장) 등에 비해 월등히 적다. 특히 5만원권 위조화폐의 경우 사례가 적고 조기 발견된 사례가 많은 점은 신규 첨단 위조방지장치가 대폭 채택된 영향이 컸다. 조폐공사는 완벽 품질경영을 위해 조폐명장 제도, 품질분임조 활동, 6시그마 경영 등을 실시하고 있다.
경산=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