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정부가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핵심 연구개발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를 추진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1일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신규 연구개발투자가 적기에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약 1조9200억원 규모, 3개 연구개발사업의 예타 면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총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면서 국가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신규 사업은 타당성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이번 예타 면제는 지난 5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의 후속조치이며 이달말 발표예정인 연구개발 경쟁력 강화대책(안)의 핵심 추진과제 중 하나이다.
정부는 소재·부품·장비분야 기업의 의견수렴과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대외의존도가 높아 국산화·자립화 기술개발이 시급한 신규 연구개발 사업을 발굴해 이번 예타 면제를 추진하게 됐다. 예타 면제대상 추진 대상 사업은 △전략핵심소재 자립화 기술개발사업 △제조장비시스템 스마트 제어기기 기술개발사업(이상 산업통상자원부) △테크브릿지 활용 상용화 기술개발 사업(중기벤처부) 등 3개다.
전략핵심소재 자립화 기술개발은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항공·금속·기계 등의 분야에 사용되는 소재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사업비용은 1조5723억원이다. 제조장비시스템 스마트 제어기기 기술개발은 제조장비의 두뇌 역할을 하는 CNC(수치제어장치)를 국산화해 국내 제조장비 산업의 안정적 생산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사업비는 855억원 규모다. 테크브릿지 활용 상용화 기술개발사업은 기술보증기금의 기술거래 플랫폼인 테크브릿지를 활용해 소재·부품·장비 분야 중소기업의 기술이전 활성화를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2637억원의 비용이 투입된다.
서울 서초구 삼성 딜라이트숍에 전시된 반도체 패브리케이티드 웨이퍼와 D램. 사진/뉴시스
정부는 예타 면제 사업을 통해 소재·부품·장비 분야 전략적 핵심품목에 신속한 투자가 이뤄져 핵심기술을 조기에 확보해 국내 산업이 자립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성수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이번 예타 면제는 우리 기술의 자립화를 앞당기고 대외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추기 위한 연구개발 경쟁력 강화대책(안)의 일환"이라며 "향후 촘촘한 적정성 검토와 철저한 사업관리로 국민의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4일 고순도불화수소 등 반도체 3개 소재에 대한 한국 수출규제를 발표했다. 한국 사법부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검증되지 않은 대북제재 위반이 일본이 내세운 수출규제의 이유다. 해당 소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표기업을 비롯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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