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구제책..대가 만만치 않아
EU·IMF, 3년간 1100억유로 지원키로
2010-05-03 12:02:45 2010-05-03 12:02:45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를 위해 천억유로가 넘는 구제책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그리스가 치뤄야 할 대가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이번 자금 지원 결정은 유로존 16개국의 첫번째 구제계획인데요. 구제자금은 향후 3년간 1100억유로(미화로 146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의장은 "첫 번째 구제금융 자금 지급은 오는 19일 그리스의 국채 상환 만기일 이전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구제자금 가운데 일부는 '금융 안정 펀드'를 조성하는데 쓰일 예정인데요. 이는 재정 긴축 조치로 인한 부실 채권으로 어려움을 겪을 은행권을 돕기 위한 조칩니다. 올리 렌 유럽연합(EU) 경제 및 통화 담당 집행위원에 따르면 100억달러가 여기에 책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구제책에 따라 그리스가 감당해야할 짐도 무거워졌습니다. 그리스 파판드레우 총리에 따르면 그리스는 앞으로 3년간 300억유로(미화로 400억달러)의 재정을 삭감해야 합니다.
 
이는 앞서 EU가 제시한 2014년까지의 재정적자 삭감 목표치 상위부문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파판드레우는 이날 지원 결정에 대해 "이는 그리스인들의 전례없는 자구 노력에 대한, 전례없는 지원책"이라고 평했습니다.
 
그는 "이번 희생이 그리스의 숨통을 틔워줄 것이며 변화를 만들어내기에 필요한 시간을 벌어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자신은 "정직하게 말하자면 그리스인들이 큰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리스 정부는 현재 구제책이냐 아니면 파산이냐를 선택해야 한다고 국민들 마음 달래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 정부가 국민들을 설득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구제책은 그리스에서 연일 벌어지는 시위를 더욱 자극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당장 4일에는 공무원들의 48시간 시위가 시작됩니다.
 
그리스의 소매상인인 파블로스 니코라우는 "이번 조치들이 끝이 아닐 것"이라며 "내년에는 더한 희생을 요구할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번 그리스 지원안에 따른 대가로 그리스는 300억유로의 재정삭감을 위해 IMF와 EU의 지원을 받는 3년간 공공부문의 임금과 연금을 동결해야 합니다. 부가세와 유류 및 알콜세 역시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버크셔해서웨이를 운영하는 워런 버핏은 그리스의 재정감축안을 두고 혀를 내둘렀습니다.
 
버핏 회장은 "그리스 재정긴축안을 보고 사실인가 눈을 의심했다"면서 "한창 나이인 53세에 은퇴하고 두달치 보너스도 없어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리스가 "자국통화가 없어 통화절하가 불가능하다"면서 "그것이 위기극복을 매우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오마하의 현인도 그리스 미래에 대해 묻는 투자자들의 질문에 "알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리스 구제가 "국가이면서 자국통화를 갖지 않고 공동 통화를 쓰는 나라를 구제하는 첫번째 시범케이스"라며 "그리스는 끝이 어떻게 될 지 모르는 하이 드라마(high drama)가 될 것 같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그리스 구제안은 계속 추진됩니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은 오는 7일 회동, 그리스 지원안에 대한 의회 승인에 대해 논의할 예정입니다. 독일 역시 같은 날 지원 계획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뉴스토마토 김나볏입니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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