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를 마쳤지만 처리해야 할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법안들은 산적했다. 하지만 예산 심의가 예정돼있고 내년 1월로 넘어가면 국회가 사실상 4월 총선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주요 법안들이 그전에 처리될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과방위는 여야 간사들이 오는 23일 전체회의 개최 일정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전체회의 안건은 2020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예산안이다. 예결산 소위원회에서 예산안에 대한 세부 심의가 마무리되면 전체회의에 상정된다. 전체회의에서 안건이 의결되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로 넘어가게 된다. 예결위는 11월 4일 경제부처, 5~6일 비경제부처의 예산심사를 진행한다. 이어 11일 예산소위를 거쳐 29일 전체회의에서 내년 정부 예산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국회 과방위. 사진/뉴시스
과방위 여야 간사들은 현재 발의된 주요 법안을 심사할 법안소위 일정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ICT 관련 법안들은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2소위)에서 다뤄진다. 법안2소위는 지난 7월25일 이후 약 세 달간 열리지 못했다. 법안2소위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주요 ICT 법안은 △방송법·인터넷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개정안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개정안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전부개정안 △전자서명법 전부개정안 등이다.
인터넷(IP)TV와 케이블TV 등 유료방송 업계의 관심사는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가 달린 방송법·인터넷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개정안이다. 합산규제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특정 사업자가 전체 가입자의 3분의1 이상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한 규제다. 지난 2015년 3년 시한으로 도입됐다가 지난해 6월 일몰됐다. 하지만 특정 사업자의 시장지배가 우려된다며 합산규제를 2~3년 연장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넷플릭스·유튜브 등 글로벌 사업자들과 경쟁해야 하는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국회의 조속한 결정을 바라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가 불투명해 회사가 확실한 경영 방침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 사업자들의 사정을 고려해 국회가 조속한 결정을 내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단통법 개정안에는 이통사와 제조사의 단말기 지원금을 분리해서 공시(분리공시제)하는 것과 통신요금과 단말기 구입비용을 분리해 청구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은 IT서비스 기업들이 통과를 바라고 있다. 개정안에는 국가기관의 소프트웨어 사업 진행 시 과업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 유지관리를 제외한 사업에는 사업자가 수행장소를 제안할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전자서명법 개정안에는 공공시장에서 공인인증제도를 폐지하고 사설인증서들과 경쟁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여전히 국회 계류 중이다.
과방위도 이러한 법안들이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20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최대한 처리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노웅래 과방위원장은 지난 18일 열린 과기정통부 종합감사에서 "상임위별 평균 입법 비율에 못 미칠 경우 과기정통부 공무원뿐만 아니라 과방위 국회의원도 임금을 반납하겠다는 공동선언이라도 한다는 각오로 꼭 필요한 입법이 되도록 노력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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