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이동통신 3사가 5세대(5G) 통신 확대로 매출은 늘었지만, 투자 확대와 마케팅비 증가로 수익성이 줄어든 결과를 보였다. 5G 경쟁이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격이다. 5G 시장 안착을 위한 과정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이를 계기로 출혈경쟁형 마케팅 확대는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2일 기준 이통 3사의 3분기 실적 및 예상치 분석을 살펴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비무선 매출 비중이 45%로 늘어난 SK텔레콤은 그나마 타격이 덜한 모습이지만, LG유플러스는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SK텔레콤은 3분기 매출 4조561억원, 영업이익 302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95%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0.66% 감소했다. LG유플러스는 수익성 급감이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매출은 3조2442억원으로 8.4%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31.7% 급감한 1559억원을 기록했다. 이달 8일 실적 발표를 하는 KT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예상되는 KT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조1517억원, 2961억원이다. 매출은 3.4%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19.8% 감소가 예상된다.
서울의 한 종합이동통신 대리점 모습. 사진/뉴시스
이통사 관계자들은 예상된 수순이라는 평가다. 8만원 이상 요금제에 집중된 5G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매출이 늘어나지만, 5G 상용화 초기 커버리지 확대가 불가피하고, 5G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초기 마케팅 확대가 불가피해 지출되는 비용도 많다는 얘기다. 실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3분기 대폭 확대된 설비투자(CAPEX) 비용을 지출했다. SK텔레콤은 6610억원, LG유플러스는 7844억원을 집행했다. KT도 설비투자가 대폭 늘어났을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책정된 KT의 설비투자 비용은 총 3조3000억원이다.
마케팅 비용도 대폭 늘어났다. 지난 7월말 LG유플러스가 불법 보조금 살포 혐의로 SK텔레콤과 KT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하면서 경쟁이 다소 누그러지기는 했지만, 암암리 보조금 경쟁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출시된 갤럭시노트10때도 불법보조금 경쟁이 최고조에 달한 바 있다. 5G를 알리기 위한 마케팅도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 결과 SK텔레콤은 3분기 마케팅 비용이 7878억원에 달했다. LG유플러스도 5861억원 집행됐다.
4분기에도 매출은 늘지만, 수익성이 줄어드는 흐름은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5G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매출은 늘어나지만 안정적인 5G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투자가 지속되는 까닭이다. SK텔레콤은 연간까지 5G 가입자 200만명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LG유플러스는 150만명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국내 전체 시장에서 5G 가입자 500만명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8만원대 가입자가 포진해 있는 5G 가입자 증가로 가입자당매출(ARPU)이 증가하고, 이는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마케팅과 설비투자 비용 또한 늘어나면서 전체 수익성은 줄어드는 구조인 것이다. 황성진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5G 가입자 모집 증가에 따라 가입자당 모집비용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추정되고, 당분간 마케팅비의 상승추세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내년 하반기 이후부터는 ARPU 성장을 통해 수익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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