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대외 중량감보다 'KT 잘 아는' 구현모 택했다
그룹 전략·사업 부문 이끌어 다양한 경험…면접서 구체적 전략 제시
2019-12-27 17:34:23 2019-12-27 17:34:23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KT 이사회가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 사장을 차기 회장 후보자로 선택한 것은 KT에 대해 잘 아는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라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구 후보자는 KT에만 몸 담은 인물로 회장후보심사위원회의 면접에서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는 사내 경쟁자였던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사장과 박윤영 기업사업부문장(부사장)보다 다양한 분야를 경험한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구 후보자는 그룹 전략담당을 맡은 데 이어 개인고객전략본부장도 지냈다. 현재는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을 맡으며 영업 일선의 부문을 이끌고 있다. 그룹 전체의 전략을 짜는 역할부터 주요 사업부문까지 경험해 회사 전반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이 사장은 엔지니어로서 ICT 전문성은 뛰어나지만 회사 전체의 전략이나 영업 관련 부문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박 부사장은 융합기술원과 기업사업컨설팅본부까지 지냈지만 KT를 이끌기에 경력이 다소 한 쪽으로 치우쳤다는 평가다.
 
서울 광화문 KT 사옥. 사진/뉴시스
 
현직이 아닌 전직 KT맨이나 관료 출신 후보자들도 구 후보자에 비해 KT에 대한 이해도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 막판까지 구 후보자와 함께 유력 후보자로 분류됐던 임헌문 전 KT Mass 총괄 사장도 오랜 기간 KT에 몸 담았지만 전직이기에 현직보다는 회사 현 상황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약점이 있다. 면접을 본 9명의 후보자 중 유일한 관료 출신인 노준형 전 정보통신부 장관은 ICT 관련 정책을 주로 다뤘다는 점은 강점이지만 기업 경영의 경험이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혔다. 
 
구 후보자는 KT를 잘 이해하고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하는 등 전문성 측면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정부나 국회 등 대외에 대한 대응 능력은 의문점으로 남아있다. 규제 산업인 통신 사업을 하는 KT는 수시로 정부와 각종 규제에 대해 소통을 해야 한다. 당장 유료방송 합산규제와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대주주 전환 등 규제에 막힌 부분에서 정부·국회와 소통해야 한다. 주인없는 기업 KT를 이끌며 이어지는 정치권으로부터의 외풍에도 대응해야 한다. 황창규 현 회장과 이석채 전 회장 등 전임 CEO들은 모두 외풍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구 후보자는 현재 황 회장과 함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이 점은 회장 취임 이후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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