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11일 담화를 내고 제재 완화를 위해 핵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일' 친서를 직접 받았다며 남측은 자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고문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평화적 인민이 겪는 고생을 조금이라도 덜어보려고 일부 유엔 제재와 나라의 중핵적인 핵 시설을 통째로 바꾸자고 제안했던 베트남에서와 같은 협상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며 "우리에게는 일방적인 강요나 당하는 그런 회담에 다시 나갈 필요가 없으며 회담탁 우(위)에서 장사꾼들처럼 무엇과 무엇을 바꿈질할 의욕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해 2월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회담장에서 회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고문은 "조미(북미) 사이에 다시 대화가 성립되자면 미국이 우리가 제시한 요구사항들을 전적으로 수긍하는 조건에서만 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미국이 그렇게 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며 또 그렇게 할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는 우리가 갈 길을 잘 알고 있으며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언급하면서 북미 정상간의 친분을 언급했다. 하지만 친분과 북미협상은 별개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고문은 "세상이 다 인정하는 바와 같이 우리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친분관계가 나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그런 친분관계를 바탕으로 혹여 우리가 다시 미국과의 대화에 복귀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기대감을 가진다거나, 또 그런 쪽으로 분위기를 만들어가 보려고 머리를 굴려보는 것은 멍청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자중하라"고 전했다. 김 고문은 "남조선 당국이 숨 가쁘게 흥분에 겨워 온몸을 떨며 대긴급통지문으로 알려온 미국 대통령의 생일축하 인사라는 것을 우리는 미국 대통령의 친서로 직접 전달받은 상태"라며 "아마도 남조선 당국은 조미 수뇌들 사이에 특별한 연락 통로가 따로 있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 고문은 "이런 마당에 우리가 무슨 생일 축하 인사나 전달받았다고 하여 누구처럼 감지덕지해 하며 대화에 복귀할 것이라는 허망한 꿈을 꾸지 말라"며 "끼어들었다가 본전도 못 챙기는 바보 신세가 되지 않으려거든 자중하고 있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10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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