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세계 경제 안정, 이머징 시장에 달렸다"
2010-05-31 12:05:23 2010-05-31 12:05:23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세계 경제에 대한 이머징 시장의 영향력이 날로 커져가고 있습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도 이같은 추세를 공개적으로 시인했습니다. 세계 경제가 이머징 마켓의 강한 내수 성장과 경제, 그리고 금융 안정성 유지에 이전보다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월요일 아침 한국은행의 스폰서를 받는 한 회의 연설을 위한 테이프 녹화본에서 버냉키 의장은 이같은 의사를 피력했는데요. 그는 이 연설문에서 "이머징 마켓의 정책과 정책결정 구조 개선은 이머징 시장 스스로를 넘어서까지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세계 경제의 중심에 서 있는 미국 중앙은행장의 이같은 발언은 경제위기를 통해 이머징 시장의 위상이 달라졌음을 다시 한 번 인정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로이터통신도 이날 1면에서 이 기사를 비중있게 다뤘습니다.
 
이날 버냉키의 연설은 한국과 이머징 시장에 대한 이야기들로 한정됐습니다. 미국 경제나 금리 전망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행간에서는 재정 및 인플레이션 관리에 대한 미국의 현재 고민들이 묻어났습니다.
 

버냉키 의장은 특히 1990년대 말 이래 한국 정부와 한국은행이 취한 조치로 인해 한국이 2007~2009년 세계 경제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었다며 높이 평가했습니다.
 
또 버냉키 의장은 한국이 재정과 무역에 있어 흑자를 유지해 왔고, 은행들이 충격에 미리 대비하도록 준비해왔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특히 한국은행이 환율뿐만 아니라 국내 물가 안정을 위해 노력한 점이 이번 경제 위기 동안 한국을 도왔다고 그는 평가했습니다. 최근 연준의 역할 강화를 위해 고군분투 중인 버냉키 의장의 속내가 그대로 묻어나는 대목입니다.
 
아울러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인한 폐혜를 고민해야 하는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들의 정책 입안자들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도 나왔는데요. 버냉키 의장은 위기 초기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머징 시장의 정책 결정자들이 낮은 물가와 지속가능한 재정정책을 약속했을 때 미심쩍어 했다고 지적하면서, 성장 지속과 물가 억제는 불가능한 과제가 아님을 우회적으로 역설했습니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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