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지프, 포드, 캐딜락 등 미국 브랜드가 올해 부진의 늪에 빠졌다. 독일 브랜드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다가 국내 업체들의 경쟁적인 SUV 신차출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만대 클럽에 가입했던 지프는 올해 5월까지 2825대로 전년동기(3829대) 대비 26.2% 감소세를 보였다. 캐딜락도 522대로 24.3% 하락했다. 포드는 그나마 3936대로 작년(3899대)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프가 5월부터 체로키와 그랜드 체로키를 대상으로 최대 20% 할인하는 파격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고 캐딜락도 올 초 ‘XT6’을 출시했던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표다. 과거 수입차 대형 SUV를 주도했던 포드 ‘익스플로러’도 지난해 하반기 출시 이후 기대했던 파급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 브랜드가 올해 고전하고 있다. 포드 익스플로러 모습. 사진/포드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 브랜드가 상승세를 보였고 볼보도 5414대로 24.2% 증가한 실적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특히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는 5월까지 3995대로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순위 2위에 오를 정도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지프, 포드, 캐딜락 중 올해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10위 내에 오른 모델은 포드 ‘익스플로러 2.3’(2514대·6위)이 유일하다.
미국 브랜드의 부진 이유로는 국내 업체들의 연이은 SUV 신차공세가 거론된다. 가성비 높은 SUV 모델들이 대거 등장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미국 브랜드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평가다. 소형 SUV 분야에서는 올해 1월 한국지엠 ‘트레일블레이저’, 3월 르노삼성 ‘XM3’ 최근 르노 ‘캡쳐’ 등이 출시됐다.
신형 쏘렌토 모습. 사진/기아차
중형 SUV 분야에서는 기아차 신형 쏘렌토가 3월에 출시되면서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신형 쏘렌토는 4월 9270대, 5월 9297대의 압도적인 판매 실적을 세웠다. 아울러 올해 1월 선보인 제네시스 GV80가 5월까지 1만3279대의 판매고를 올렸고 현대차 싼타페의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가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로 예정되면서 대기수요가 몰리고 있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2~3년간 국내외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SUV 신차를 쏟아내면서 라인업이 매우 촘촘해졌다”면서 “이로 인해 독일보다 미국 브랜드가 타격을 입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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