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이동통신 3사가 단말기유통법 위반으로 총 512억원의 과징금을 받았다. 2014년 단통법 시행 이후 최대 과징금이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상용화한 5세대 이동통신(5G)의 확산과 코로나19 대응 등의 사유로 감경율도 최대치를 기록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8일 40차 전체회의를 열고 이통 3사 및 유통점의 단통법 위반 행위 시정조치 안건을 의결했다. 방통위는 SK텔레콤 223억원, KT 154억원, LG유플러스 135억원 등 이통 3사 총 과징금으로 512억원을 부과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이통 3사가 어려움에 처한 중소 유통점·상공인을 위해 상생지원금, 운영자금, 경영펀드 등 대규모 재정 지원을 약속한 점이 제재 수위 결정에 고려됐다"고 말했다.
김재철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이 8일 열린 방통위 40차 전체회의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김동현 기자
이번 과징금은 지난 2018년 부과된 506억원 이후 역대 최대 과징금으로 기록된다. 이와 함께 이번에 적용한 과징금 경감율 45%도 최대 감경율이다. 방통위 사무처가 총 과징금으로 933억원을 제출하며 과징금 감경율로 1안 30%, 2안 40% 등을 제시했다. 방통위 위원들은 이통사의 재발 방지책, 조사 협조 등을 고려해 과징금 감경율을 45%로 상향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경영 여건이 어려운 중소협력사, 유통 대리점과의 상생협력안도 포함됐다.
법에서 허용한 최대 감경 비율은 50%로, 이번 45% 비율은 여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전까지 방통위 상임위원들이 감경율을 높인 경우는 거의 없어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표철수 방통위 상임위원은 "5G 조기 정착을 위해 정부의 강한 드라이브에 통신 3사가 적극적으로 협력했다"며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3사가 중소협력업체, 대리점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행정의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점. 사진/뉴시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통사 관계자들은 불법 보조금 유포가 5G 확산을 위한 행위였음을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SKT 관계자는 "5G 상용화 초기 시장 활성화를 위해 불가피했다. 이를 통해 예상보다 빠른 5G 가입자를 확보하고 시장 저변을 확대했다"며 "4차산업혁명에 기여한 측면을 참작해달라"고 말했다. KT와 LG유플러스 관계자 역시 지난해 4월 5G 상용화 이후 타사 고객 확보를 위한 장려금 살포가 아닌 내부 가입자의 5G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 해명했다.
이통사는 재발 방지책 구축과 일선 대리점 협력 방안을 공개했다. 불법 보조금 근절을 위해 3사 공동으로 장려금집행이력관리시스템을 개발한다. 상습적인 불법 보조금을 살포하는 대리점을 모니터링하고 문제가 되는 점을 데이터베이스(DB)화해 공동 대응력을 강화한다. 이와 함께 상반기 진행한 협력사, 유통망 지원책을 하반기에도 집행한다. 3사는 하반기 네트워크 투자를 포함해 유통점 운영자금, 중소협력업체 경영펀드 등에 총 7100억원을 투자한다. 방통위 역시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받고, 시장도 세분화해 감시할 계획이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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