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이게 언제적 사진이야? 와…나 젊었네."
아내의 시선이 거실 TV 옆으로 꽂혔다. 연애 시절 함께 여행지에서 찍었던 사진이다. 정확히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스마트폰에는 수천장의 사진들이 저장돼있다. 하지만 찍을 때 한 번, 같이 찍은 사람들과 카카오톡으로 공유할 때 한 번을 제외하면 이후에는 잘 들여다보지 않는다. 그렇게 스마트폰 메모리카드에 묻혀있던 추억의 사진을 다시 꺼내준 건 최근 출시된 구글의 스마트 스피커 '네스트 허브'다.
구글 네스트 허브의 스크린에 구글 포토에 저장된 사진이 노출된 모습. 사진/박현준 기자
구글 네스트 허브의 뒷 모습. 사진/박현준 기자
네스트 허브가 다른 인공지능(AI) 스피커들과 가장 차별화된 점은 7형(인치) LCD 터치 스크린을 갖춘 것이다. 다른 AI 스피커들은 질문에 대한 답을 음성으로 들려주기만 하지만 네스트 허브는 스크린을 통해 시각 정보도 함께 준다. 차별점이 스크린인 만큼 가장 눈에 띈 기능은 '라이브 앨범'이다.
라이브 앨범을 사용하려면 스마트폰에 '구글 홈' 앱을 설치하고 네스트 허브와 연동하면 된다. 네스트 허브와 연동한 스마트폰에 '구글 포토' 앱이 설치돼있어야 한다. 구글 포토는 스마트폰의 사진과 동영상을 클라우드에 따로 저장해주는 앱이다. 구글 홈 앱에서 구글포토 속 어떤 인물의 사진을 스크린에 노출할 지 설정할 수 있다. 기자와 아내, 아기를 설정했다. 세 명 중 한 명의 얼굴이라도 들어간 사진을 추려 무작위로 스크린에 노출한다. 가로 사진은 한 장으로, 세로 사진은 두 장을 붙여 보여준다. 한 사진의 노출 시간도 30초, 1분 등으로 조절할 수 있다.
음성으로도 조절할 수 있다. 가령 "헤이 구글, 제주도에서 찍은 사진 보여줘"라고 말하면 제주도에서 촬영된 사진이 노출되는 방식이다. 구글 포토 앱에서 '제주도'라고 검색하면 제주도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는데 네스트 허브에서는 음성으로 검색이 가능하다. 구글 홈 앱에서 특정 인물을 설정하지 않으면 구글 포토의 사진들을 무작위로 보여준다. 거실 TV 옆 네스트 허브의 화면에 추억의 사진들이 차례로 나오니 마치 디지털 액자를 마련한 느낌이다.
구글 홈 앱에서 네스트 허브를 사용하는 주소를 입력하면 외부 온도가 실시간으로 표시되는 점도 유용했다. 덥고 습한 여름 날씨에 육아를 하다보니 온도에 민감한 아내가 네스트 허브의 온도를 더 자주 봤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구글 네스트 허브의 날씨 검색, 유튜브 음악 재생, 주변이 어두울 때 시간 표시, 유튜브 재생 목록 화면. 사진/박현준 기자
네스트 허브는 주변 밝기를 감지한다. 오후 8시 30분 즈음 아기를 재우기 위해 거실의 조명을 껐더니 네스트 허브의 화면도 어두워지며 시간만 크게 표시됐다. 밤에 시간을 확인할때 스마트폰을 볼 필요가 없어졌다.
구글의 △지메일 △검색 △캘린더 △번역 △유튜브 등의 서비스와도 연동돼 음성으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음성으로 음악이나 뉴스를 듣는 것은 AI 스피커의 기본 기능이 됐다. 네스트 허브는 소리뿐만 아니라 화면을 통해서도 노래 제목이나 뉴스의 출처 등을 보여줬다. 또 네스트 허브는 다른 AI 스피커들처럼 각종 가전과 연동된다. 에어컨·공기청정기·가습기 등과 연동하고 음성으로 작동시키거나 조절할 수 있다.
네스트 허브는 신세계아이앤씨가 국내 총판을 맡아 판매한다. 구글 스토어와 SSG닷컴·G마켓·옥션·11번가 등에서 구매 가능하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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