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입법을 마무리하자마자 미래통합당을 향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보 추천위원 선임에 대한 압박에 나서며 공수처 출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반면 통합당은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보고 방침을 정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하면서 실제 출범까지는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6일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협박성으로 이야기 하는 것은 관심 없다"며 일축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협박'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발언에 대한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8월 국회 시작 전까지 통합당은 공수처장 추천위원을 선임해 법적 책임을 다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다른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수처법은 공수처장 추천 위원 7명 중 2명을 야당이 추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통합당이 추천을 미루면 공수처법을 개정, ‘야당 몫 추천위원 추천권’ 조항을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통합당은 "176석의 힘을 믿고 야당을 겁박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현재 통합당은 위헌성을 문제삼으며 추천 위원 선임을 거부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공수처는 법정 시한인 지난달 15일을 넘겼다. 관련 법이 4일 본회의에서 통과됐지만 아직까지 출범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통합당이 반대할 경우 공수처장 후보 선정이 어렵다. 공수처장이 임명되지 않으면 공수처 출범은 지연될 수 밖에 없다.
일단 통합당은 헌재의 판결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당 내에서는 "논의는 있을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당장 결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통합당은 동의한 바 없다"며 "헌법재판소에서 헌법소원에 대해 심리 중으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제해 달라"고 선을 그었다.
홍문표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 대표가 '8월까지 안하면 특단의 조치를 하겠다'고 했는데, 법을 고쳐서라도 하겠다는 암시적인 이야기"라며 "독재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공수처 후속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실제 출범까지는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달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립 준비단. /뉴시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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