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신용대출과 함께 급증했던 마이너스통장 개설 건수가 지난달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서며 우선적으로 마통과 같은 고액 신용대출 문턱을 높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개인 마이너스통장 신규 개설 건수는 4만8627건으로 전월보다 33.1% 줄었다. 개인 마통은 지난 9월 급증하면서 총 7만2684건이 신규 개설돼 올 들어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했다. 주식투자 열풍이 불면서 마통 개설이 크게 증가했던 지난 3월 6만1238건보다도 18.7% 늘어났다. 그러다 고소득·고신용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은행들이 심사를 강화하고 한도를 줄이면서 지난달 마통 개설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들은 지난 10월부터 신용대출에 이어 마통의 한도를 줄이고 만기연장 심사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금융당국이 부동산과 주식 투자금으로 흘러들어갈 것을 우려한 고소득 전문직군의 신용대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가계 신용대출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 강화가 영향을 미쳤다"며 "특히 생활자금 대출로 보기 힘든 마통 수요는 줄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 신용대출 증가폭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은행의 10월 말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28조8431억원으로 전월 126조3868억원보다 2조4563억원 증가했다. 8월 증가폭인 4조705억원에 비해 줄었지만 9월 2조1121억원보다 3000억원 가량 늘었다. 은행 관계자는 "명절 이후 신용대출이 소폭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주택 문제로 전세자금 등의 수요가 대출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과 주식투자 열풍으로 급증하던 마이너스통장 개설 건수가 지난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