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도 시중은행 신용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은 가운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들의 증가폭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급증한 대출 속도를 조절하면서 자산 건전성 등 관리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뱅의 지난달 말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5조2000억원으로 전월(15조)보다 2000억원 증가했다. 카뱅 신용대출은 지난 8월 한 달 새 4000억원이 늘면서 정점을 찍은 이후 9월 3000억원, 10월 2000억원으로 증가폭이 줄고 있다. 다만 전체 여신 규모는 지난 9월 18조7000억원에서 19조2000억원으로 5000억원 가량 늘면서 전월(4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카뱅 관계자는 "신용대출 외에 전월세 보증금 등 계절적 요인으로 전체 대출 규모는 늘어났다"고 말했다.
대출영업을 재개하면서 빠르게 늘어나던 케뱅 신용대출도 증가폭이 축소됐다.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케뱅 여신은 지난 9월 2조1100억원에서 2조2900억원으로 증가했는데, 증가폭은 8월 3500억원, 9월 3300억원, 10월 1800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대출 금리를 올리고 총량 관리를 하면서 속도 조절에 나선 영향도 있겠지만, 카카오게임이나 빅히트 등 공모주 청약과 같은 이벤트가 없었던 영향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인터넷은행들은 자산 건전성과 시장 대응 차원에서 대출 문턱을 높였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9월 직장인 신용대출의 최저금리를 연 2.01%에서 2.16%로 0.15%포인트 인상했다. 케이뱅크도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금리를 각각 0.2%포인트 인상하면서 1%대 신용대출 금리는 최저 연 2.11%, 마통 금리는 최저 2.61%로 상향했다.
한편 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 128조8431억원으로 전월 126조3868억원보다 2조4563억원 증가했다. 8월 증가폭인 4조705억원에 비해 줄었지만 9월 2조1121억원보다 3000억원 가량 늘어났다. 이에 일부 은행은 우대금리를 추가 인하하는 등 대출 총량 관리에 나서고 있다.
인터넷은행들의 신용대출 증가세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