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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퇴직연금 담보대출 출시 '글쎄'
담보권 제약에 상품화 한계…"은행권 공동 출시 고려해야"
입력 : 2020-11-15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근로자가 퇴직연금을 담보로 대출 받을 수 있는 법적 요건이 마련됐지만 실제 대출상품 출시로 이어질지 의문이다. 은행들은 퇴직연금에 대한 실질적 담보 설정이 어려워 상품화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정부와 금융당국의 정책에 맞춰 퇴직연금 담보대출 출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퇴직연금 담보대출은 고용노동부와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하반기 금융정책 과제 중 하나다. 코로나 장기화에 따라 퇴직연금 해지와 중도인출 사례가 늘면서 가능한 연내 관련 상품을 출시한다는 목적으로 추진됐다.
 
이와 관련해 고용부는 지난 10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도 개정했다. 퇴직연금 담보대출 기준은 그동안 엄격히 제한됐다.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이나 임대차 보증금, 장기요양, 기타 천재지변 등의 경우에만 퇴직연금 담보대출을 허용했다.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은 사회적 재난으로 간주돼 담보대출 요건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는 감염병 등의 사회 재난을 퇴직연금 담보대출 대상으로 인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대출 원리금 상환을 목적으로 한 퇴직연금 중도인출도 허용했다.
 
하지만 은행들은 여전히 퇴직연금 담보권 실행이 힘들어 상품 출시 시 리스크를 은행이 떠안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이 연체되면 담보권을 실행해야 하는데 법적으로 퇴직연금을 담보로 감주하긴 힘들다"며 "원리금 상환을 위해 퇴직연금 중도인출을 가능하게 했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가입자의 동의와 상환의지가 있어야 가능한 구조"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은행권 공동으로 퇴직연금 담보대출을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동산담보대출의 경우에도 정책적으로 상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어 은행연합회 차원에서 논의해 공동으로 상품을 출시했다"며 "퇴직연금 담보대출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 개별 출시를 검토하는 것보다 은행권 논의를 거쳐 공동 출시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은행들은 퇴직연금 담보대출 출시를 검토하고 있지만 상품화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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