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고기영 법무부 차관이 "소임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떠나게 돼 죄송하다"며 사직의 뜻을 밝혔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고기영 차관은 이날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사직 인사'란 제목의 글에서 "이제 공직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렵고 힘든 시기에 제 소임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떠나게 돼 죄송한 마음"이라며 "검찰 구성원 모두가 지혜를 모아 잘 극복해 내리라 믿고, 그럴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적었다.
이어 "지난 24년간 공직생활은 힘들고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보람된 시간이었다"며 "그동안 저와 함께하거나 인연을 맺은 많은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고 차관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징계 청구와 직무 정지 명령 등 최근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통감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지난달 30일 사의를 표명했다.
고 차관의 이임식은 이날 오전 11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법무부 내부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취소됐다.
법무부는 고 차관에 대한 후임 인사를 조속히 진행할 방침이며, 오는 4일 열리는 윤석열 총장에 대한 검사 징계위원회를 고려해 이르면 이날 중으로 신임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징계위원회 위원은 △법무부 장관이 지명하는 검사 2명 △법무부 장관이 위촉하는 외부 위원 3명 △법무부 차관으로 구성된다. 이번 징계 청구권자인 추 장관은 심의에 참여할 수 없어 당연직인 고 차관이 징계위원장을 맡을 예정이었다.
애초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는 이날 개최될 계획이었으나, 법무부는 "충분한 절차적 권리와 방어권 보장을 위해 검찰총장의 요청을 받아들였다"며 4일로 일정을 연기했다.
고기영(왼쪽) 법무부 차관이 지난 10월1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