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오는 4일 예정됐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 징계위원회가 또다시 연기됐다.
법무부는 3일 "추미애 장관은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 징계위원회 심의와 관련해 절차적 권리와 충분한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 기일 재지정 요청을 받아들이고, 위원들의 일정을 반영해 10일로 심의기일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징계위원회에서 충실한 심의를 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법무부의 징계위원회 연기 결정은 이번 사안과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4일 추미애 장관이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직무 정지 명령을 내린 이후 문 대통령이 입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징계위원회는 더더욱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문 대통령이 참모진에게 지시한 내용을 설명했다. 이 지시는 법무부에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신임 이용구 법무부 차관에게 징계위원회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기지 않도록 하는 것도 정당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도 지시했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달 26일 검사징계법에 따라 징계심의기일을 이달 2일로 정하고, 윤 총장 또는 특별변호인이 출석하도록 했다. 이후 윤 총장 측은 징계심의기일 변경을 신청했고, 법무부는 충분한 절차적 권리와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이를 받아들여 4일로 징계위원회를 연기했다.
하지만 윤 총장 측은 징계위원회 기일 변경이 절차 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고, 이에 대해 이날 기일 재지정 신청서를 법무부에 제출했다. 윤 총장의 특별변호인 이완규 변호사는 "형사소송법 제269조 제1항에 따르면 첫 번째 공판기일은 기일이 지정된 이후 5일 이상 유예 기간을 둬야 하고, 유예 기간은 기일이 지정됐다가 변경된 경우에도 적용 가능하다"며 "징계위원회는 재판과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이날까지 예정대로 심의기일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법무부 관계자는 3일 "1회 공판기일 5일 전까지 공소장 부본과 소환장이 송달돼야 한다"며 "이미 지난달 24일 징계청구서 부본, 26일 기일 통지가 돼서 이달 2일 첫 기일 전까지 5일의 요건이 충족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송달 후 4일로 이틀 뒤로 연기하는 것에는 5일 규정이 새롭게 적용될 대상이 아니다"라며 "더구나 당사자가 기일 연기를 요청함에 따라 (4일 연기로) 이뤄진 것"이라고 일축했다.
법무부는 3일 "추미애 장관은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 징계위원회 심의와 관련해 절차적 권리와 충분한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 기일 재지정 요청을 받아들이고, 위원들의 일정을 반영해 10일로 심의기일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의 모습.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