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코스피 지수가 개인 투자자의 사상 최대 규모 매수세에 힘입어 장중 3200선을 돌파했다. 풍부한 유동성과 글로벌 제조 경기 회복세 등 상승장에 필요한 재료가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문제는 상승 속도와 폭이다. 연초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한 지수에 대한 부담으로 매물 출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순매도에 이날 코스피 최고치와 최저치가 무려 170포인트에 달하는 널뛰기 장세가 연출됐다. 과열을 나타내는 지표도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한 주간 278.71포인트 올라 주간 상승률이 9.70%를 기록했는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상승률 18.57% 이후 최고 기록이다. 이날도 3161.90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오전 10시께 3260선까지 폭등했다. 지난 8일 세운 장중 최고가 3161.11을 1거래일 만에 갈아치웠다.
그러나 오후 들어 코스피 지수가 하락하며 장중 한때 3100선을 내줬다. 장중 170포인트에 달하는 널뛰기(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코스피 랠리가 당분간 계속 될 것이라는 전망에 큰 이견이 없지만, 기대감과 수급으로 가파르게 상승한 코스피는 이처럼 수급의 급선회가 일어날 수 있다.
이미 몇몇 지표들은 국내 증시가 과열임을 가리키고 있다. 예탁금 회전율은 65.52%(7일 기준)로 집계됐다. 예탁금 회전율은 주식 거래대금을 예탁금으로 나눈 수치로, 개인 투자자들이 맡겨놓은 예탁금 가운데 실제 주식거래에 사용되는 정도를 나타낸다. 통상 예탁금 회전율이 40%를 넘으면 과열권 초입, 50%를 넘으면 과열권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한다. 지난 6일에는 회전율이 69.72%를 기록해 70%에 육박한 수준을 보였다.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20조원을 넘어섰다. 증시 과열 양상으로 단기 조정국면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7일 기준 20조1223억원이었다. 20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1998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고 수치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을 나타내는 버핏지수도 100%를 넘을 것으로 보여 증시 과열 징후를 확인할 수 있다. 흔히 버핏지수가 70~80% 수준이면 저평가된 증시로, 100%가 넘으면 주가가 고평가된 것으로 해석한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버핏지수는 올해 124.7%까지 치솟아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코스피가 장중 3200선을 돌파한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전광판의 코스피가 3223.22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