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오는 25일 진행된다. 이 자리에서는 법무·검찰 개혁 등 현안에 대한 질의뿐만 아니라 그동안 야당에서 제기한 의혹과 관련해 집중적인 공세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참여연대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지난 20일 박범계 후보자 측에 정책질의서를 발송했다. 참여연대는 인사청문회 위원들에게도 해당 정책질의서를 보내 후보자를 검증하도록 요청했다.
이번 정책질의서는 검찰 개혁, 직무 수행의 공정성, 민생, 인권, 코로나19 방역 등 5대 분야에서 총 22개 항목에 대해 박 후보자의 입장을 묻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정책질의서에 포함된 항목 중에는 야당에서도 문제를 제기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재판, 법무법인 '명경'과 관련한 이해충돌 내용도 포함된다.
박 후보자는 지난 2019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 패스트트랙의 처리 과정에서의 공동폭행 혐의로 불구속기소돼 현재 서울남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법무부 장관에 취임하면 본인 형사재판의 공소 유지를 담당하는 검사와의 관계에서 발생하게 될 이해충돌의 문제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 '법무부 장관이 된다면 해당 이해충돌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어떤 조치 등을 취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입장'에 대해 질의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박 후보자의 패스트트랙 재판과 관련해 국민권익위원회에 유권해석을 요청했고, 권익위는 "법무부 장관이 자신과 관련된 검찰 수사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을 통해 구체적·개별적 수사 지휘 또는 수사 사건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면 직무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박 후보자는 지난 2012년 국회의원선거 이후 1000만원을 출자해 법무법인 명경을 공동으로 설립했지만, 최근 후보자 지명 후 이해충돌 문제가 제기되자 이달 14일 탈퇴 신고와 함께 지분을 처분했다.
참여연대는 '이미 지분을 매각해 향후 이해충돌이 발생할 여지는 사라졌지만, 국회의원직 수행 과정에서 후보자가 해당 법무법인 지분을 보유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직무 수행 간의 이해충돌이 있었다는 의견에 대한 입장'에 대해 질의했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법무법인 명경의 매출액이 2014년 1000만원에서 2019년 32억8313만원으로 늘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매출이 급증한 것에 대해 박 후보자의 영향력이 있었을 것으로 의심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후보자는 "후보자는 법인의 내부 운영 등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법인의 매출액 증가와 무관하며, 법인의 수익도 전혀 분배받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참여연대는 장관 직무 수행과 공정성 확보에 관한 이들 질의 외에도 검찰 직접수사 축소, 대검찰청 정보수집 권한과 업무 폐지, 법무부 검찰국 직제 조정, 재정신청제도 확대, 피의사실 공표, 전관예우·전관 비리 근절, 검사 징계 강화, 변호사시험 자격시험화와 정원 확대, 사형제도 폐지, 교정시설 코로나19 예방 대책 등과 과밀과 관련한 입장도 요청했다.
박 후보자는 부당 공제 의혹, 재산 신고 누락 의혹, 고시생 폭행 의혹 등도 제기된 상태다. 일부 의혹에 대해서는 인사청문회 준비단 차원에서 해명했지만, 폭행 의혹과 관련해서는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되기도 했다.
인사청문회에서는 다음 달 1일 일반검사 인사 이후 단행될 예정인 검찰 고위 간부, 중간 간부 인사에 대한 질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박 후보자는 지난 21일 서울고검 청문회 준비단에 출근하는 자리에서 "머릿속으로 그려놓은 기준 같은 것은 없지 않겠지만, 현재로서는 입장을 밝히기 어려운 단계"라고 말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1일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고검으로 향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