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의혹 당시 블랙박스 영상을 담당 수사관이 확인하고도 무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경찰이 해당 수사관을 대기발령 조처하고,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23일자 일부 매체의 보도 중 서울 서초경찰서 담당 수사관 A경사가 지난해 11월11일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했다는 보도 내용이 일부 사실로 확인돼 대상자를 대기발령 조치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은 이날 A경사에 대한 대기발령과 함께 국가수사본부장 지시에 따라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을 단장으로 청문·수사 합동 '진상조사단'을 편성해 즉시 조사에 돌입했다. 진상조사단은 총 13명 규모다.
진상조사단은 △담당자가 해당 영상 존재 여부를 알게 된 시점 △서초서 팀장·과장·서장에게 보고 여부 등 관련 의혹에 대해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결과에 따라 위법 행위 발견 시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택시기사 B씨는 23일 한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에 출석해 조사할 당시 휴대전화로 찍은 블랙박스 영상을 보여줬지만, 담당 수사관이 영상을 안 본 것으로 하겠다고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해 11월6일 오후 11시30분쯤 "남자 택시 승객이 목을 잡았다"라고 112에 신고했고, 지역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다.
이후 B씨는 같은 달 9일 "목적지에 도착한 후 승객을 깨우다 멱살을 잡혔으나, 원만히 합의해 처벌을 원치 않는다"면서 담당 형사에게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후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 서초서는 그달 12일 현장 상황, 피해자 진술, 관련 판례 등을 토대로 이 차관에게 폭행죄를 적용해 B씨의 처벌 불원 의사에 따라 공소권이 없어 내사 종결했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지난 21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