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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들었다놨다 하는 '이항'
입력 : 2021-02-19 오전 8:24:25
어제 아침 해외주식 잔고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해외주식 수익률이 하루 새 30%넘게 빠졌기 때문인데요. 수익률 하락의 원인은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의 드론 제조업체 ‘이항 홀딩스’의 주가 급락 때문이었습니다.
 
이항 홀딩스는 국내 투자자의 보유 해외 주식 중 상위 9위에 해당하는 기업으로 자율주행 에어택시 개발로 주목을 받으면서 최근 주가가 고공행진을 해온 업체입니다. 
 
이 기업을 매수했던건 지난달 초였습니다. 당시 평균단가 52달러에 매수했고, 이틀 전까지 평균수익률은 200%를 넘는 효자 종목이었습니다. 그러나 어제 아침 이항 홀딩스 주가는 46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수익률이 하루밤새 마이너스 수익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종목은 하루밤새 주가가 자그마치 62.69%나 빠졌습니다.
 
이항 홀딩스의 주가가 급락한 것은 공매도 투자 업체인 울프팩리서치에서 이항에 대한 부정적인 보고서를 냈기 때문입니다.
 
울프팩리서치의 리포트에는 “이항이 생산, 제조, 매출, 사업 협력 등에 대해 거짓말을 해왔다”며 이항의 주요 계약이 가짜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울프팩리서치는 이항과 계약을 맺은 중국 상하이 쿤샹이라는 업체가 사실상 계약을 맺기 위해 급조된 기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울프팩리서치는 “상하이 내의 쿤샹의 주소는 3개 중의 2개가 가짜”라며 “쿤샹 웹사이트에 적힌 주소는 쿤샹과 관련없는 호텔이였고 11층 건물의 13층 주소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울프팩리서치는 중국 광저우에 있는 이항 본사에도 찾아갔습니다. 
사진/울프팩리서치 보고서 캡처
 
울프팩리서치는 이항 본사에도 드론택시를 생산하기 위한 기초적인 조립·생산라인, 설비 등이 부족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심지어 제조 공장에 직원들은 없었고 경비원 한 명만이 건물을 지키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국내 투자자들은 이항 홀딩스에 지금까지 5억4948억달러(6051억원)어치를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는 한국인이 투자한 미국 주식 종목 중 9번째로 많은 금액입니다.
 
이에 ‘서학 개미’들의 손실 우려도 커지고 있지만, 울프팩리서치의 보고서가 사실이라면 이항의 주가하락은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이항 측은 공매도 보고서가 나온 다음날 보고서를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이항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광저우 제조 공장 면적은 8750㎡고, 연간 600대의 생산 능력을 갖춘 새로운 공장을 광동성에 건설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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