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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공매도 맞먹는 연기금 매도폭탄
입력 : 2021-02-18 오전 4:00:00
국내 증시의 큰 손인 연기금의 끝없는 매도행진에 ‘동학개미’(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기록적인 순매수를 보이고 있지만 연기금의 대량 매도가 지수상승에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연기금은 증시 대세상승을 막는 행위를 중단하라’는 청원이 올라왔을 정도다. 주식커뮤니티에선 ‘연기금이 개미들을 죽이고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가득하다.
 
연기금은 올해 역대 최장·최대 순매도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날까지 연기금의 매도 행진은 하루도 거르는 날이 없다. 이 기간 연기금이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도한 금액만 10조원을 넘어선다. 
 
일반적으로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은 증시 반등 이후 과열 단계일 때 주식 비중을 조정하기 위해 매도 물량을 내놓는다. 반대로 증시가 조정기에 접어들었을 땐 대량 매수에 나서면서 반등을 이끌기도 한다.
 
최근의 연기금은 지수 추이에 상관없이 매도세로 일관하고 있다. 코스피가 3000 밑으로 떨어질 때도 매도세를 이어가 증시에 충격을 키웠다. 국민연금의 자산비중 계획을 감안하면 앞으로 30조원은 더 팔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물론 국민연금이 포함된 연기금은 국민이 맡긴 돈을 잘 운용해야 할 책임이 있는 만큼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영해야한다. 증시가 단기간 급등한 만큼 수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매도해야 할 것이다.
 
특히 연기금 내 주식 자산 비중을 조정하는 과정도 불가피하다. 올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목표치는 16.8%인데 이를 맞추기 위해 매도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분석대로라면 연기금은 주가가 오를수록 더 많은 국내 주식을 팔아야한다.
 
문제는 현재의 국민연금의 자산비중 목표가 지난 10여년간 코스피가 박스권에 머물던 시기에 세운 계획이라는 점이다. 국민이 맡긴 노후 자금을 지키기 위해 기계적인 매도를 한다는 해명은 옹색하게 들린다. 국내 증시와 상장사에 발휘하는 연기금의 막강한 영향력을 감안하면 코스피 3000 시대에 맞게 자금 운용 계획에 변화가 필요할 때다.
 
증권부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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