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최근 경기 회복세가 아직 충분치 못하다면서 현 수준의 통화 완화 정책을 지속하기로 했다. 시장에 팽배했던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면서 국내 증시로의 외국인 수급도 우호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최근 급등하고 있는 미국 국채금리가 변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지속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미 연준이 통화 완화 기조 방침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한 채 마감했다.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폭을 키우며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가중되면서 국내 증시에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코로나 사태 이후 0%대로 떨어졌으나 올해 들어 1%선을 회복하며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10년물 국채수익률이 1.30% 아래로 떨어지긴 했으나 미국의 대규모 재정부양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남아있는 모습이다.
다만 연준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다. 의사록에선 “상대적 물가의 일시적 변화와 인플레이션의 근원적 추세의 변화를 구별해야 한다”며 “과거의 낮은 수준처럼 인플레이션 영향을 주는 일시적 변수들을 지표에서 빼서 좀 더 지속적인 물가 추세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이 당분간 테이퍼링은 없다고 밝힌 만큼 당분간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테이퍼링이 시작될 경우 시장에 풀리는 유동성이 줄어들고, 달러 유동성도 감소하면서 달러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에서 당분간 테이퍼링이 없을 것이란 의사를 밝혔고 실제 매크로 여건상으로도 급하게 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 해소는 유동성 측면에선 국내 증시에 호재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선 추세적 상승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최 연구원은 "금리는 미국의 경기부양책과 경기 회복에 따라 자연스럽게 오를 수밖에 없다"며 “경제정상화가 예상되는 3월 이후 물가가 오를 수 있지만 이게 추세로 이어질지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실업률 높은 상황으로 일시적인 상승은 연준에서도 용인해 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17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의원들은 당분간 완화적인 통화정책 스탠스를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봤으며, 테이퍼링 시점에 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