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미국 부양책 통과에도 국채금리 발목…코스피, 3000선 또 무너져
국제유가 급등 겹쳐 아시아증시 급락…재난지원금 증시 유입 기대 여전
입력 : 2021-03-08 오후 3:45:28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1조9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경기부양책이 상원을 통과했지만 투자 심리 회복은 요원하다. 추가 부양책이 국채 공급 증가와 기대 인플레이션 압력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30.15포인트(1.00%) 하락한 2996.11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의 고용지표 호재와 경기 부양책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으나 외국인들이 매도세로 전환하면서 하락 전환했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 부담으로 시간 외 뉴욕 지수 선물이 하락전환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의 수급이 국내 증시의 방향성을 좌우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미국의 부양책으로 투자 심리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다. 외국인들은 올 들어 3개월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어 증시 수급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국채금리는 글로벌 증시의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장중 1.61%까지 오른 지난 5일(현지시간) 나스닥은 장중 2.57%나 빠졌다. 국내 증시도 미국 국채 금리 향방에 변동성이 확대됐다. 미 10년물 금리가 처임 1.5%를 넘은 25일(현지시간)에는 코스피가 하루만에 2.80%나 하락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미국의 대규모 부양책이 금리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가 나온다.
 
증시에 새로운 자금이 유입되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자금 조달을 위해 국채발행을 확대하면 채권 가격 하락(금리 상승)은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3월 통과됐던 2조2000억원 규모의 부양책 당시에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0.5%수준으로 금리 상승이 증시에 부담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는 국채금리가 코로나19 펜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한 상황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부양책으로 회복 모멘텀이 강화되겠지만 기대 인플레이션을 높일 수 있다”며 “부양책은 정부 세출을 늘려 국채 공급을 증가시키는 만큼 금리 변동성이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부양책이 정책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겠으나 금리 급등과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며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비용이 증가하고 위험자산의 매력도는 상대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경기부양책을 계기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이번 부양책을 통해 1인당 1400달러의 재난지원금과 300달러의 실업급여를 지급할 방침인데, 자금 일부가 증시로 흘러갈 것이란 분석이다. 독일 도이체방크는 미국 재난지원금의 37%가 증시로 이동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부양책 통과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수세 재개를 예상해 볼 수 있다”며 “외국인이 지난 두달여간 코스피에서 8조5000억원을 순매도한 만큼, 이들의 재매수 여력도 누적돼 있을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상원이 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처를 위해 제안한 1조9000억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통과시켰다. 오는 9일 하원 표결 이후 14일 이전 최종 대통령 서명을 거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