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올 들어 국내 그룹주의 시총은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국내 증시의 흐름이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흐르면서 화학, 철강 등 전통 산업에 신사업을 탑재한 그룹이 약진하고, 작년 말까지 상승장을 이끈 반도체 등 성장산업 기반의 그룹은 제자리 걸음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대 그룹 103개 상장사의 시가총액 합계는 지난해 말 1215조5902억원에서 지난 15일 기준 1290조67억원으로 74조4166억원 증가했다. 올 들어 10대 그룹주의 시총이 모두 증가했으나, 증가폭에선 큰 차이가 있었다.
이밖에 경기민감주와 화학주, 조선주 등 가치주를 중심으로 신세계그룹, 롯데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등의 시가총액이 10%이상 상승했으며, LG그룹 역시
LG화학(051910)의 주가 상승에 힘입어 시가총액이 11.31% 상승했다.
특히 국내 대규모 기업 집단 중 효성그룹의 시가총액이 눈에 띄게 올랐다. 효성그룹의 상장사 10곳 합산 시총은 지난해 말 5조1922억원에서 15일 8조886억원으로 55.78%나 급등했다. 효성그룹의 이 같은 성장세는 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사업이 섬유, 화학 등 경기민감 분야에 집중된데다, 신재생에너지·수소 등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합성섬유인 ‘스판덱스’ 시장의 글로벌 1위 기업인
효성티앤씨(298020)는 스판덱스 호황이 예상되며 올해 주가가 143.60%나 급등했다. 또
효성첨단소재(298050)의 경우 수소연료탱크의 핵심 소재로 주목 받고 있는 탄소섬유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면서 주가가 133.22%나 올랐다.
효성화학(298000) 역시 글로벌 PP(폴리프로필렌) 업황 개선 기대감에 주가가 66.13% 상승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효성 자회사들의 주가가 수소 관련 사업 등 장기 성장성이 부각되고, 실적 추정치도 상향조정되며 상승하고 있다”며 “효성그룹은 수소 경제의 밸류체인에서 누리는 수혜가 클 것으로 예상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