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기업공개(IPO) 흥행이 이어지면서 장외 주식시장으로도 투심이 쏠리고 있다. 공모주 일반 청약에서 물량을 확보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만큼 상장 전에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다. 다만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상장 후 주가가 지지부진한 사례를 들어 장외시장 '버블'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3일 플권플러스 장외주식 정보에 따르면 지난 22일 크래프톤은 K-OTC시장에서 평균 276만원에 거래됐다. 전거래일 대비 9.09% 오른 수치로 시가총액은 23조6180억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 상장 주식 중 시총 순위 15위인
LG생활건강(051900)을 웃도는 수준이다.
크래프톤의 주가는 지난 16일 주식 5분의1 액면분할 소식이 전해지며 급등하기 시작했다. 16일 196만5000원 이던 크래프톤 주가는 일주일새 40.45%나 올랐다. 이밖에도 IPO를 공식화한 카카오뱅크와 야놀자, 뉴욕증시 상장 가능성이 언급되는 마켓컬리 등도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22일 기준가는 전거래일 대비 2.58%오른 7만9000원이다. 발행주식 시가총액은 32조2000억원으로 국내 시총 12위인
POSCO(005490)보다 시총이 높다. 이밖에 야놀자가 15.44%증가한 8만6000원을 기록했으며, 컬리는 19.48% 증가한 10만600원에 거래됐다.
비상장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상장 주식 거래대금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K-OTC시장(장외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액은 69억8886만원으로 지난해 평균(51억4755만원) 대비 35.77% 급증했다. 특히 지난 1월에는 일평균 거래액이 99억9523만원까지 올라가며 100억원에 근접했다.
비상장 주식들의 주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올초 IPO 최대어로 불리던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상장 후 주가가 급락, 현재 주가가 장외 거래가에도 못 미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비상장 주식 거래소 피스탁에서 20~27만원선에 거래됐으나, 상장 이후 주가가 급락하며 20만원선도 터치하지 못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외에도 올해 국내 증시에 상장한 기업 상당수가 상장 전 장외주식 기준가를 밑돌고 있다. 지난달 2일 코스피에 입성한
솔루엠(248070)의 경우 K-OTC시장에서 기준가 4만1000원까지 올랐으나 이날 2만20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주식 전문가들은 비상장 주식의 경우 상장 시 현재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며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주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비상장 주식시장도 덩달아 열기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비상장 주식의 경우 유통되는 주식이 매우 적어 변동성이 심한 만큼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장 주식은 공개된 기업 정보도 제한적이다 보니 시장의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적정주가에 대한 판단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장외가가 급등할 경우 상장시 공모가가 부풀려질 위험도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공개(IPO)시장 열기가 높아지면서 IPO를 앞둔 비상장사들의 장외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사진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 기념식.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