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2조2500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인프라 부양책을 발표하면서 건설과 건자재, 그린에너지 업종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 정부가 발표한 인프라 투자는 앞으로 8년간 총 2조2500억달러를 기반시설과 취약계층 지원 등에 투입하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다리와 교량 등 인프라 구축에 6200억달러, 주택 인프라 구축에 6500억달러, 제조업 지원 및 육성에 5800억달러, 사회취약계층 지원에 4000억달러가 각각 투입된다.
도로인프라를 제외하면 전기차 충전시설 확충에 맞춘 그린에너지 투자와 반도체 수요 확대, 패권 경쟁 심화에 따른 반도체 업종에 대규모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뉴욕증시도 바이든 대통령의 인프라투자 발표에 반응했다. 그간 강세를 보였던 경기민감주들의 주가가 하락하고 성장주와 기술주들이 크게 올랐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1.7%를 넘어섰으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4% 올랐다.
종목별로 전기차 지원 소식에 테슬라가 5%넘게 올랐다. 퓨얼셀에너지(9%), 솔라엣지(6%) 등 친화경 종목도 큰 폭 상승했으며, US스틸(2%)도 상승했다. 퀼컴, 엔디비아, 마이크론 등 반도체 업종도 대부분 상승했다. 건설기계 1위 기업인 캐터필러와 반도체 1위 인텔은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소폭 하락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올해 북미·유럽 지역 매출액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7840억원, 두산밥캣은 4.8% 증가한 4조4420억원으로 예상되며, 현대건설기계는 북미 매출이 16% 증가한 3420억원으로 추정된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회복 속도가 주요 변수”라며 “해당 지역의 수요 회복속도가 주가 상승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씨에스윈드는 풍력발전기 타워 제조업체로 2020년 기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16.2%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경우 1분기 원가압박 등으로 태양광 사업 부문이 부진했으나 올 하반기 공급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며, 미국의 부양책에 따른 수혜도 기대되고 있다.
다만 미국의 증세는 국내외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바이든 정부는 이번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증세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21%인 법인세율은 28%로 인상할 방침을 정했는데, 이는 기업이익 축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법인세 인하에 따른 기업이익 증가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경험한 만큼 세금인상은 달갑지 않은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한 연구원는 “정책 지원으로 인해 법인세 인상을 상쇄할 수 있는 업종의 매력이 높아질 시기”라며 “건설, 건자재, 철강 등의 인프라 관련 업종, 전기차 충전시설 확충에 따른 그린업종, 5G 인프라 구축과 반도체 육성에 따른 반도체 및 통신업종이 악영향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초대형 굴착기 DX800LC. 사진/두산인프라코어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