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국내증시는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 기대감에 완만한 상승이 예상된다. 시장은 올해 첫 실적발표를 지켜보고 있는데, 국내외 경기회복에 따른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미국의 2조2500억달러 규모 인프라투자 계획도 국내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양호한 경제지표가 국내증시를 지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단기 코스피 예상밴드를 3040~3140선으로 전망했다. 미국 바이든 정부의 인프라 투자에 따라 그간 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성장주들의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주(4~10일) 증시에 영향을 줄 주요 이벤트는 이달 7~8일에 집중됐다. 7일 서울과 부산의 재·보궐 선거가 예정됐으며,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도 발표된다. 8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의사록이 공개될 예정이다.
시장은 1분기 실적발표에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기저효과와 올해 국내외 경기회복으로 국내 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 지난 1일 발표된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3월 제조업지수는 최근 20년래 최고치인 64.7을 기록했다. 같은날 발표된 한국의 3월 수출 증가율도 전년동기대비 16.6%늘며 2년 5개월 만에 최고 성장률을 보였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경제지표가 지수 레벨을 지지할 것”이라며 “다음주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실적이 발표되는데 서프라이즈가 나온다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주가도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인프라투자 계획도 국내증시에 긍정적이다. 이번 인프라투자 정책의 내용은 교통과 상수도 개선 등 전통 인프라가 17% 정도를 차지하며, 광대역 통신망과 전기차 충전소 등 신기술 관련 인프라투자가 50% 가량을 차지한다.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는 신기술 관련 부문의 비중이 높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그간 부진했던 성장주들의 상승세와 미국 투자 사이클에 따른 국내 기업이익 수혜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인프라투자의 경기 부양 효과는 여타 정책에 비해 크다”며 “인프라투자 추진은 경기 회복 추세와 투자 사이클을 강화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국내 수출 경기와 기업이익 측면의 수혜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증세는 주식시장에서 경계하는 악재로 작용한다. 미국은 인프라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법인세를 현재 21%에서 28%로 올릴 예정인데, 이는 기업이익 감소로 이어진다. 다만 현 시점에서 증세가 곧바로 이뤄질 가능성은 적으며, 계획도 어느정도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공화당은 증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는데, 지난 1조9000억달러 경기부양책을 민주당이 무리하게 단독으로 처리한 만큼, 민주당이 공화당을 배제하고 단독으로 처리하기는 쉽지 않다.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독립기념일(7월4일) 이전 증세 법안이 의회에 통과되려면, 계획이 수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협상 과정을 거쳐 의회를 통과하려면, 증세 규모와 관련해 일정부분 하향조정이이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4월 보궐선거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간 여야 후보들의 정책 기대를 바탕으로 건설주가 올랐는데, 선거 결과가 나온 이후의 차익 실현을 위한 매물 출회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이번 FOMC의사록은 기존 발표된 성명록과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FOMC 성명서에 인플레이션이 2%를 하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는데, 시장이 물가 상승과 통화 긴축을 여전히 우려하고 있는 만큼 연준의 전망이 유지되는 것이 국내외 증시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총 2조2500억달러 규모의 8년 장기 인프라·일자리 투자 법안인 '미국 일자리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