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4·7 서울, 부산 재보궐선거가 실시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사태의 여파 등으로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야당의 압도적 우위, 여당의 참패가 예상된다.
그러나 한국의 선거판은 끝까지 가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 '문재인정부와 민주당 심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아무리 민주당이 맘에 들지 않아도 국민의힘을 찍을 순 없다'는 기류도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1. 국민의힘 두 곳 승리
국민의힘의 '정권 심판론'이 본격 탄력을 받을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야권의 잠룡들이 '국민의힘 빅텐트'에 모여 차기 대권을 향한 각축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제1야당의 자신감을 갖고 과거 박근혜 탄핵정국에서 떨어져나간 정치세력들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일단 '명예로운 퇴장'으로 휴식을 취하고 대선국면에 다시 존재감을 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선거 패배 책임론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불가피하다. 책임론 직격탄을 맞을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사실상 대선 레이스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일정 타격은 받겠지만 오히려 여권 내 대선 주자의 존재감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당청갈등이 커질 가능성도 높다. 최근 당청은 '부동산 정책'에 대해 다소 다른 목소리를 냈다. 그 연장선상에서 차기 민주당 당권을 두고 '친문'과 '비문'이 격렬하게 부딪힐 가능성도 있다.
2. 민주당 두 곳 승리
민주당이 서울과 부산에서 승리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역대 최초로 '레임덕 없는 대통령'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임기 막바지 정책성과 내기에 더욱 속도를 내고 정권 재창출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선거 승리를 이끈 이낙연 선대위원장의 입지는 강화돼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대선 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자신감을 가진 '친문'에서 제3후보를 띄운다면 민주당 대선레이스는 3파전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해체수준의 자중지란이 불가피하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는 불명예 퇴장하고, 향후 당의 노선을 두고 격렬한 내부 갈등이 벌어질 것이다. 윤석열 전 총장과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힘 합류가 아닌 제3지대 형성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3. 민주당 서울, 국민의힘 부산
일단 1:1 구도지만 사실상 민주당의 승리다. 각종 악재에도 선방한 민주당은 자신감을 갖고 정권재창출에 박차를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그간 지적됐던 미진한 개혁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으로서는 많이 아쉬운 결과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퇴장 후 내부적으로 대선 승리를 위한 노선 변화 필요성이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안철수의 합류 여부도 불투명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