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배우들은 보통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 정도 작품 속 캐릭터로 살아간다.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는 시즌1 종영 후 바로 시즌2 촬영, 그리고 시즌2 종영과 함께 시즌3 촬영에 돌입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배우들 역시 1년 반 가까이 ‘펜트하우스’ 속 캐릭터로 살아가고 있다. 배우 진지희 역시 유제니 역할로 1년 가까이 지내오고 있다. 그렇기 때문인 진지희는 자신의 성격이 바뀌었다고 했다.
최근 종영한 ‘펜트하우스2’에서 진지희는 유제니 역할로 적지 않은 고생을 했다. 시즌1에서 제니가 헤라 키즈들과 함께 남을 괴롭히는 입장이었다면 시즌2에서 헤라 키즈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입장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진지희는 이러한 내용을 대본을 보기 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통통 튀고 발랄한 제니가 여라 차례 성장하고 성숙해지면서 철이 들어가는 성장의 폭이 큰 캐릭터였다”며 “그러다 보니 감정 소모가 큰 장면이 많았다”고 했다.
진지희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엄마 강마리(신은경 분) 앞에서 왕따를 고백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그는 “감정이 차곡차곡 쌓였다. 그날 하루 써야할 감정을 모두 소비를 했다”며 “계속 울었다. 촬영을 하다 보니 헤라 키즈에게 당한 고통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고 했다. 더구나 함께 연기한 신은경의 도움이 컸단다. 진지희는 “생각지 못한 감정이 터진 건 신은경 선배님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신은경 선배의 눈빛을 받고 엄마에게 말 못한 아픔이 터져 나왔다. 많은 시청자들이 보고 울었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또한 진지희는 헤라 키즈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 중 강제로 음식을 먹게 하는 모습을 찍을 때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먹기 싫은데 음식이 들어가니까 진짜 헛구역질이 나왔다. 너무 힘들어서 나도 모르게 ‘잠깐만’이라고 했다”며 “그 장면을 찍을 때 언니, 오빠들이 많이 미안해 했다”고 말했다.
최근 연예인들의 학교 폭력이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인 탓에 ‘펜트하우스2’에서 헤라 키즈들의 학교 폭력이 자칫 논란이 될 수도 있었다. 진지희는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타이밍이 맞아 떨어졌다. 심각한 사항이고 예민한 부분”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는 “감독님과 배우들도 학교 폭력의 단적인 모습만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제니 캐릭터에만 집중을 했다”고 제니라면 이러한 상황 속에 어떠한 대처를 했을지 초점을 맞추며 연기를 했다고 밝혔다.
'펜트하우스2' 진지희 인터뷰.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진지희는 시즌3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시즌2 말미에 등장한 제니의 아빠에 대해 “전에는 엄마만 찾았는데 이제 엄마, 아빠라고 할 수 있다”며 “다만 걱정 되는 건 귀엽고 사랑 받는 외동딸이다 보니 그 사랑이 권력이고 힘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진지희는 “제니가 시즌3까지 선하게 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진지희로서의 희망 사항이지만 제니가 배로나(김현수 분)와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또한 시즌2에 대한 아쉬움으로 러브라인을 꼽았다. 진지희는 “아쉽다. 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 이민혁(이태빈 분)과 잘 될 줄 알았다”며 “개인적인 소망은 제니에게 러브라인이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지희는 민혁과 다른 헤라 키즈에게 따돌림을 당한 만큼 “민혁뿐 아니라 다른 인물이 등장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로맨스를 하고 싶다고 간절한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그간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선배와 주로 호흡을 맞춰 왔던 진지희는 함께 연기한 김영대, 한지현, 최예빈, 김현수에 대해 “또래 오빠 언니랑 함께 하니까 신선함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는 “서로가 잘 보일 수 있게 밀어주려는 모습이 좋았다”고 했다. 또한 “예빈 언니는 성격이 사랑스럽다. 지현 언니도 주변 사람의 분위기를 올려주는 성격이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장 의외의 사람으로 김영대를 꼽았다. 진지희는 “시크한 눈빛을 하고 얌전하게 이야기를 할 줄 알았는데 조용히 묵직하게 개그를 날릴 때 너무 재미있다”며 “진지한 것 같으면서도 허당스러운 면이 있다”고 밝혔다. 또 이태빈에 대해 “극 중 생각 없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실제로는 고민도 많고 어떻게 연기를 할 지 고민을 하고 아이디어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펜트하우스2' 진지희 인터뷰.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이처럼 진지희는 ‘펜트하우스’ 출연자들과 너무 친해져서 가족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시즌2 마지막 날에 ‘우리 시즌3 있잖아. 또 볼 거니까’라고 했다”며 “오랜 만에 가도 늘 있을 것 같다. 그러다 보니까 시즌3 마지막 촬영이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고 했다. 더불어 “긴 작품이니까 체력적인 부분을 준비를 했다. 그리고 시즌 별로 변화해 가는 감정을 표현해야 했다. 그래서 1년 반 동안 제니로 사는 것이 매력적이다”고 밝혔다. 그러다 보니 자신 안에 두 가지의 모습이 존재한다고 했다.
또한 진지희는 시즌1, 2를 통해서 하나에만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감정을 보여줬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그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에게 많이 성숙해졌고 연기적으로 성장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마음가짐이 달라졌단다. 그는 “전에는 빨리 얼른 하자’였다면 살짝 여유가 생겼다”며 “내가 하는 것에 있어서 행복하면 됐다는 마음이다”며 “그러면서도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마음과 여유를 주려는 마음이 공존을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연기에 있어서도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보는 것들이 많아진다”며 “그렇게 마음에 와닿게 되는 것들이 많아지면서 표현하는 방식도 달라지는 것 같다. 이런 부분을 보면서 연기적인 부분이 성장하고 다른 방식이 생긴 것 같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펜트하우스2' 진지희 인터뷰. 사진/SBS
진지희는 제니와의 싱크로율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이 최근 MBTI를 했는데 기존의 성향과 달라졌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내향적인 사람 중 외향적인 성격이라고 했다. 그는 “똑 부러지게 이야기 할 때 해놓고 나중에 ‘말하지 말 걸’이라고 후회하는 타입”이라며 “그래서 단순하게 살아보려고, 쿨하게 넘겨 보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맡은 캐릭터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삶으로 깊이 다가왔던 것 같다”며 “제니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감정 장면이 많다 보니 스스로 감정을 잡으려 상처를 주기도 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고 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MBTI가 바뀐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했다.
끝으로 진지희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공감이 되고 에너지를 받고 힐링이 될 수 있게 하는 배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