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이란 부통령이 현지 방문 중인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한국 내 자산 동결 해제를 촉구했다. 현재 한국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 2곳에는 이란의 원유 대금 70억달러가 묶여 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에 따르면 에샤크 자한기리 수석 부통령은 11일 정 총리와의 합동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외환 자산을 동결한 한국 내 은행의 조치가 이란 국민이 가진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손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란 고위급과 관련 논의를 위해 11일 오전 대통령 전용기(공군 1호기)를 타고 테헤란으로 향했다. 한국 총리가 이란을 찾은 것은 44년 만이다.
자한기리 부통령은 “한국 정부가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이란 자산 동결을 해제하고 이 조치로 인해 최근 발생한 문제를 만회하기를 바란다”며 “한국이 동결한 자산은 코로나19로 이란 국민이 절실히 필요로 한 외환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제재를 “국제적 합리성이 결여됐다”라고 규정하며 “불운히도 최근 3년 동안 한국은 미국의 대이란 불법 제재를 따랐다”고 했다.
이란 동결 자산은 2010년 미국의 ‘포괄적 이란 제재법’ 시행 뒤 만들어진 한국-이란 원화결제시스템을 통해 쌓인 돈이다. 한국은 이란산 원유 등의 수입 대금을 예치하고, 이란에 물품을 수출한 한국 기업들은 이 계좌에서 대금을 지불받았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핵합의를 탈퇴하고 대이란 경제제재를 복원하면서 2019년 5월부터 동결됐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사드아바드 좀후리궁 로비에서 에샤크 자한기리 수석 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