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국내 증시는 외국인 유입과 기업의 실적 확인으로 완만한 상승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는 최근 석달째 이어진 박스피(3000~3150)를 벗어나, 역대 최고치(3260) 갱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단기 코스피 예상밴드를 3160~3300선으로 전망했다. 국내 증시는 여전히 금리 상승에 민감하지만, 기업들의 실적 회복세가 지수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된다.
가치주와 성장주 모두 전망이 나쁘지 않다. 가치주의 경우 국내외 경기 회복을 호재로 인식 한다.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3% 중반으로 예상되는 점과 미국 소매판매 등 경제지표 호조는 가치주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성장주의 경우 2차전지 테마 등 주가에 불리했던 요인들이 사라지면서 수급이 개선됐다. 이달 대규모 순매수를 이어가는 외국인도 바이오, 2차전지, 게임 등 성장주 종목을 매수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이번주부터 넷플릭스를 비롯해 핵심 성장주의 실적이 공개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증시 성과를 보면 성장주의 반등이 두드러진다”며 “지난 몇 주간 성장주가 가치주보다 양호했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가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지만 파월 의장의 발언 등으로 낮아진 금리는 당분간 현재 수준에서 안정화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경우 금융주를 시작으로 1분기 어닝 시즌이 시작됐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 등 긍정적 출발이 확인된 가운데, S&P500 기업의 실적도 호조가 기대되고 있다.
올해와 내년 기업 실적 전망치는 빠르게 상향 조정되고 있다.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00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2018년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외국인 자금 유입도 이어지고 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S&P500 기업이익 호조는 글로벌 기업이익의 동행성 차원에서 국내 기업이익 호조에 대한 가시성을 높인다”며 “경기회복 전망 강화 국면에서 S&P500 및 코스피 상승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매크로 지표 중 4월 수출입 지표가 오는 21일 발표된다. 전달에 이어 4월에도 대외수요 개선세가 이어갈지가 관심이다. 수출 회복 모멘텀이 재확인되면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계속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5일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3.0%(2월 전망)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 역시 수출과 투자 중심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국내 소비심리는 작년 하반기부터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0.5로 14개월만에 기준값(100)을 넘어섰으며, 6개월 후 경기와 고용여건 개선을 기대하는 향후경기전망도 늘어났다. 경기회복은 기업이익의 호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물가지표가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경계감이 커지고 있으나 경기 회복 방향성을 훼손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상승의 강도와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은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소”라면서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기업이익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지금은 인플레이션의 부정적인 면보다 긍정적인 면을 즐기기에 적합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석달째 이어진 박스피를 벗어나 역사적 최고점(3260)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모습.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