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지난 4월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한 우량주들을 집중 매수한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상승장에서도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개미들이 우량주 저가매수에 나섰지만 이익 실현을 위해선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평균 수익률은 -3.52%로 나타났다. 반면 외국인과 기간은 각각 8.72%, 9.0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는 2.82% 증가했는데, 외국인과 기관이 코스피 대비 3배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는 동안 개인만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종목별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차이가 더욱 명확해 진다. 4월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7개에 달했으며, 코스피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단 1개 종목에 불과했다.
반면 기관은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이 모두 상승했다. 종복별로 기관 순매수 5위인
LG화학(051910)이 15.78% 상승했고, 4위
현대건설(000720)도 14.42% 오르며 두 자리대 상승률을 보였다. 이밖에 대부분 종목이 코스피 대비 2~4배 상승했으며,
넷마블(251270)(0.39%)이 유일하게 코스피 보다 낮은 수익률을 보였다.
이처럼 개미들이 외국이과 기관에 비해 저조한 수익률을 보인 것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포진된 포트폴리오 때문으로 풀이된다. 4월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10종목 중 외국인·기관과 순매수가 겹치는 종목은 단 하나도 없었다.
지난달 개인의 순매수가 몰린 10 종목 중 삼성전기를 제외한 9개 종목이 시총 10위권 초대형주로 구성됐으나, 대형주들은 중소형주 대비 저조한 수익률을 보였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개인들이 순매수한 시총 상위 10대 초대형주들을 순매도하고 포스코 등 경기민감주와 금리수혜주, 지배구조 이슈로 상승세를 탔던
삼성물산(028260)과 SK텔레콤 등 다양한 업종에서 순매수를 이어왔다. 외국인과 기관이 시총 10위권에서 순매수한 종목은 LG화학이 유일했다.
이달부터 재개된 공매도는 대형주들의 주가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공매도는 코스피 200, 코스닥 150 등 대형주에 한해 재개되는데,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높은 종목이나 외국인들의 매도가 지속됐던 종목들이 공매도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 흐름은 철저한 종목 장세라는 점을 감안하고 대응해야 한다”며 “역대급 실적사이클을 보이는 화학·철강 등 경기민감주와 공매도에 대한 부담이 없고 배당 매력이 높은 복합기업·금융·소비주의 주가 흐름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