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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주년 창간기획)"상고하저지만 반도체 업고 코스피 3650까지 간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5인에게 듣는 2021 하반기 증시전망
입력 : 2021-05-1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염재인 기자] 국내 증시에서 14개월 만에 공매도가 재개되고 금리 상승,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등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변수들이 많아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막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이던 코스피는 연초 고점(3260선)을 확인한 이후 석 달간의 조정기를 거친 후 2분기 들어 3200선을 회복했다. 유동성을 바탕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이던 국내 증시는 본격적인 펀더멘탈(기초체력) 장세로 넘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동성에서 실적장세로 넘어가는 국면에서 펀더멘탈을 확인하고 선별적으로 접근해야할 시기라며, 기업 실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에 비해 시장을 위협하는 하방 리스크가 많아진 만큼 실적 전망을 통한 ‘옥석 가리기’와 중장기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2021년 코스피 예상밴드, 상단 3650포인트
 
뉴스토마토가 10일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안타증권, 하나금융투자, IBK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 5곳의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올해 증시는 추가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대세로 나타났다. 2021년 코스피 평균 예상범위는 ‘2800~3450선’이다. 지수 최하단은 2500, 최상단은 3650이었다. 증권사들이 꼽은 코스피 상승요인은 기업이익 전망치 상향이다. 하방 리스크로는 금리 인상과 테이퍼링 논의 등이 꼽혔다.
 
올해 증시 전망을 가장 긍정적으로 본 증권사는 대신증권과 하나금융투자로 각각 올해 코스피 밴드를 3100~3630선, 2900~3650선으로 전망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이익전망 상향조정 속도가 빨라지면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EPS)이 270포인트까지 급등했고,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 부담 없이 상승여력이 확대 중”이라며 “5월 이후 연말까지 추가 상향조정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황승택 하나금투 리서치센터장은 “중국과 유럽의 수출이 지속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과 유럽의 수출증가율이 높아질 때 국내 수출의 기저효과도 커진다”며 “기저효과를 기반으로 수출이 회복됐던 2010년과 2017년 코스피 순이익 추정치는 연초 대비 평균 17% 상향됐다”고 말했다. 
 
신한금투와 유안타증권, IBK투자증권은 코스피 추가 상승에 여지를 뒀으나 하반기 하방 리스크가 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신한금투는 올해 코스피밴드를 2500~3300으로 전망했다. 윤창용 신한금투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은 코로나 이후 경기 회복을 미리 반영하면서 상승하고 있다”며 “국내 증시는 과거 2004년~2007년처럼 글로벌 대비 밸류에이션 할인 폭을 줄여갈 것으로 전망되는데, 국내 주식 리스크프리미엄은 당시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안타증권과 IBK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각각 2600~3300선, 2900~3400선으로 전망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센터장은 “2분기 기저효과가 반영된 증감률 지표들의 정점이 나타나고, 모멘텀 측면에서 상승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며 “하반기 이후 글로벌 총수요가 기저효과를 넘어선 회복세를 이어갈 것인지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2~3분기 중 미국 중심의 수요 회복 가시화로 지수 상승이 예상된다”면서도 “4분기 지표와 실적에서 확인되는 성장 모멘텀이 약해지며 지수 상단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유망주, 반도체…바이오는 ‘주의’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꼽은 올해 유망 업종은 반도체 업종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글로벌 반도체 매출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본격화된 가운데, 글로벌 반도체 부족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반도체 업종 중 Top Pick(유망 종목)은 삼성전자(005930)로 나타났다. 윤창용 신한금투 센터장은 “2000년 이후 삼성전자 분기 이익을 기준으로 사이클 저점에서 다음 고점까지 6~11개 분기가 걸렸다”며 “2020년 2분기 이미 이익을 확인한 상황에서 최저치인 6개 분기를 적용하면 내년까지 이익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많은 선택을 받은 업종은 자동차 업종이다. 미국과 유럽의 선제적 수요 회복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국내 수요보단 미국과 유럽의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Top Pick은 현대차(005380)가 꼽혔다.
 
운송과 관광업종도 유망 업종으로 꼽혔다. 글로벌 경기회복세에 교역, 수출 모멘텀 강화도 운송 업종의 수혜가 예상되며, 코로나19의 피해가 가장 컸던 업종에 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Top Pick은 HMM(011200)호텔신라(008770)다.
 
다만 제약·바이오 업종은 상대적으로 부진할 수 있다. 제약·바이오는 코로나19 진정으로 인한 전년 대비 성장동력 둔화와 밸류에이션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5월 재개된 공매도 역시 제약·바이오 업종에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2분기 뜨거운 감자 공매도…시장에 부담일까
 
공매도가 14개월 만에 재개된 5월 첫째 주 코스피는 시장의 우려와 달리 상승 마감했다. 공매도 재개에도 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개인투자자들의 공매고 공포심은 여전한 상황이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공매도 재개가 밸류에이션이 높은 일부 종목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는 있으나 수급이나 주가 등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과도한 우려를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센터장은 “음모론적인 시각에서 공매도의 부정적 측면을 크게 부풀리는 경향들이 눈에 띄는 것이 사실”이라며 “공매도 자체는 시장 가격의 과열과 가격 내 불필요한 거품을 걷어내 주는 역할을 수행해 시장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는 도구라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공매도 재개는 시장의 전반적인 변동성을 완화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공매도 재개에 따른 개별 종목별 영향력은 예단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밸류에이션이 높은 종목에 대한 투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지난해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등 성장주는 공매도 재개 후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공매도가 밸류에이션이 높은 성장주에 매물이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부 고PER 종목과 성장주, 바이오 중심으로 일시적인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공매도는 시장이 판단하는 적정가격을 찾아가는 방편 중 하나로 펀더멘털 대비 가격 부담이 큰 종목들의 일시적 변동성이 높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하방리스크, 하반기 테이퍼링 우려↑…상고하저 전망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에 따른 조기 테이퍼링 우려가 주식 시장의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막대한 유동성이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만큼 테이퍼링을 실시할 경우 신흥국에서 이들 자금이 단기간에 급속히 빠져나갈 수 있어 주식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실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금리 인상은 언급한 지난 4일에는 미국 나스닥 지수가 1.8% 급락하기도 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현재의 인플레이션 상승은 기저효과에 따른 일시적인 변화라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올해 하반기에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테이퍼링 논의가 본격화되고 내년 상반기에는 테이퍼링이 시행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연준이 코로나19 이후 자산 매입에 나섰던 주요 배경에는 유동성 경색 해소를 통한 금융시장 안정이 있는데, 올해 하반기 미국의 코로나 백신 보급률이 70%가 넘어서고 집단면역이 형성되면 경제 정상화가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센터장은 “연준이 공식적으로 테이퍼링을 언급할 수 있는 시기는 인플레이션의 기저효과가 정점을 형성하는 5월 이후 어느 정도 수준까지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지는지를 확인한 이후가 될 것”이라며 “때문에 테이퍼링 관련 언급은 3분기 말 혹은 4분기가 되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창용 신한금투 센터장은 “2021년 경제 활동 정상화에 따른 회복 국면으로 상반기 중 증시 고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이후 경제 회복과 동시에 각국의 위기 대응책이 정상화될 경우 한계기업 관련 노이즈가 나타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투자전략, 실적 따라 선별적 접근…주도주 Buy&Hold 전략 유효
 
연초 이후 금리 인상, 증세, 공매도, 테이퍼링 등 불확실성 변수들이 늘어나고 있으나 증권가 리서치센터장들의 대세적 판단은 추세적 흐름이 훼손될 수준은 아니라는 것과 실적 전망을 통한 중장기적 투자가 유효하다는 것이다.
 
윤창용 신한금투 센터장은 “물가, 금리는 2분기 정점 통과 가능성이 높고, 미·중 갈등, 증세 이슈 또한 당장 시장에 충격을 줄 변수는 아니다”며 “4월부터 코스피 상승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 자동차, 인터넷, 2차전지, 운송 업종 비중 확대·유지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하반기로 가면서 유동성 회수나 증세 등 그간 완화적인 정책 기조의 되돌림이 나타날 수 있다”며 “하방 리스크들이 많다는 점에 유념해 중장기적인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투자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준형·염재인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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