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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폭탄된 빚투)①길어지는 조정장, 거래대금 줄어도 빚투는 '역대 최고'
1년 전 대비 150% 급증…"반대매매 주의보"
입력 : 2021-05-2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길어지는 조정장에도 '빚투(빚내서 주식투자)' 열풍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조만간 지수가 반등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오히려 공격적인 매수를 이어가면서다. 하지만 금리 인상 압박 소비자 물가 인상 조짐, 위험자산에 대한 위기 신호 등이 나타나면서 빚투에 대한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더욱이 이달 들어 반대매매 규모는 하루 300억원대까지 나오며 투자자 손실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2030세대 청년층의 빚투 열풍에 대해서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3조1898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4월 말부터 역대 최고 수준인 23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고객으로부터 증거금을 받고 주식거래에 필요한 매매대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신용융자 잔고는 주식 투자를 위해 빚을 낸 금액을 나타내는 지표다.
 
신용융자 잔고는 1년 전인 지난해 5월 9조~10조원대에서 150%(약 13조원)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말(19조2214억원)와 비교해도 4조원 가량이 늘었다. 주식 거래대금은 지난해 일평균 약 30조8000억원에서 26일 현재 22조5000억원까지 줄었지만, 빚을 내 투자하는 이들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조정장에서는 오히려 더 사놓으려고 하는 심리가 있어 무리하게 빚을 내는 투자자들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시장은 공포가 있는 패닉장이 아닌 만큼 현재의 횡보세가 곧 끝날 거란 기대감이 적극적인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 거래대금의 경우 급등락 변동이 클 때 많아지지만, 지금처럼 완만하게 조정받는 장에서는 보다 나은 수익률을 추구하며 빚투에 나선다는 것이다.
 
문제는 투자자들의 바람과 달리 조정장이 이어지면서 반대매매도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증거금의 일정 수준 이하로 주가가 떨어지면서 증권사로부터 강제청산 당한 반대매매 금액이 이달 들어 하루 360억원까지 나왔다. 주가가 급락할 경우 손 쓸 겨를도 없이 증권사의 반대매매로 인해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특히 젊은 층의 빚투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융자는 전 연령층에서 확대됐으며 특히 청년층에서 두드러졌다. 지난해 말 기준 만 30살 미만 청년층의 신용융자액은 전년 대비 200% 증가한 4800억원으로 집계됐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2030세대의 금융권 대출 등 부채 잔액이 440조원으로 전년 대비 17.3% 늘었다. 청년층 부채 증가율은 같은 기간 전체 세대의 부채 증가율(8.3%)보다 두배 이상 높다. 부동산과 주식, 암호화폐 투자를 위한 차입금이 청년층 가계 빚 급증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젊은 세대들은 중장년층에 비해 굴리는 자금이 많지 않다 보니 적극적으로 빚투를 활용할 유인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빚투 열풍'이 금융시장 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가계신용 잠정치'에 따르면 가계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을 더한 가계빚은 전년 동기 대비 9.5% 급증한 1765조원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빚투는 시대적 현상으로도 읽힌다"며 "저금리 시대에 노동 외 소득을 좇는 욕망이 발현되면서 최근 코인 투자나 공모주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부동산 투자 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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