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국내증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집단면역 기대와 글로벌 경기회복에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통화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하고 있으나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이 당장에 현실화하긴 힘들고, 경제 정상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시장은 내달 있을 5월 한국 수출 실적과 미국의 5월 ISM 제조업지수, 서비스업지수, 고용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단기 코스피 예상 밴드를 3150~3250선으로 전망했다. 각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으나 정책 리스크보다는 다가오는 경제 정상화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던 원자재가격 상승은 다소 완화됐다. 중국 정부가 원자재 가격 급등세를 억제하기 위해 투기와 사재기 등에 대한 강력한 단속 방침 등을 밝히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로 반도체, 자동차 업종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며 “주식시장의 악재로 작용하던 원자재 가격 급등 우려가 완화되면서 주식시장 변동성이 낮아지고,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제 정상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도 국내 증시에 우호적이다. 영국과 미국의 경우 인구의 절반가량이 1회 이상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고, 주요 유럽국에서도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접종한 상황이다. 현재 접종 속도가 유지된다면 2~5개월 뒤에는 미국과 유럽 주요국의 인구 75% 이상은 접종을 완료할 전망이다.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적용도 완화되고 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국의 이동성 지수를 보면 미국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활발한 움직임이 확인되고 있다”며 “미국과 영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휴가철 봉쇄조치 완화와 맞물려 경제 정상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통화정책 리스크보다는 다가오는 경제 정상화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주(4월31~5월4일)에는 한국과 미국에서 주요 경제지표들의 발표가 다수 예정됐다. 국내에선 1일 발표될 5월 수출 실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달 1~20일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50% 이상 늘어나는 호조세를 보인 만큼, 최종 수치도 좋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 실적 개선은 기업의 매출 증가로 연결되므로 5월 수출 동향에서 증가율이 높게 나타난 산업이 주식시장에서도 긍정적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자동차, 가전 등 소비 관련 품목의 수치가 개선되고 있는데,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기에 긍정적 재료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5월 ISM 제조업지수(1일·현지시간)와 서비스업지수(3일), 실업률(4일) 발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제조업지수와 서비스업 지수는 전월 대비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데, 인플레이션 우려감이 지표 호조세와 더해질 경우 연준의 테이퍼링 관련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
연준이 중시하는 고용 여건이 목표만큼 바로 회복되기 어렵지만 통화정책 정상화 리스크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연준뿐 아니라 한국은행도 당장은 아니지만 적절한 시점에 정책 변화가 가능함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허정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0.5%로 만장일치 동결됐지만 전책전환 가능성을 명백히 밝혔다”며 “연말 인상소수의견 출회 후 내년 2분기 중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증시는 글로벌 경기회복에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부산 남구 감만부두에 컨테이너선들이 입항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