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국내 증시 수급을 금융투자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최근 국내 액티브 ETF들이 대거 신규 상장하면서 ETF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ETF 시장 규모가 커진 만큼 ETF 자금 동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ETF 순자산 총액은 60조768억원으로 ETF 순자산 규모 60조 시대를 열었다. 이는 1년 전 시장규모인 46조원과 비교하면 30% 이상 급성장한 수치다. ETF 시장으로 자금 유입도 지속되고 있다. 전일 기준 ETF 순자산 총액은 61조1981억원으로 5거래일 동안 순자산이 1조1213억원 증가했으며, 이달에만 3조4135억원이 늘었다.
ETF에 자금이 몰리면서 기관 수급도 금융투자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달 기관은 코스피시장에서 1조6210억원을 순매수 했는데, 이중 금융투자사의 순매수 급액이 1조5959억원으로 전체 순매수 금액의 98%를 차지했다. 기관투자자들의 순매수 대부분이 금융투자사를 통해 이뤄진 셈이다.
금융투자사들의 순매수 종목들은 수익률 면에서도 두각을 보였다. 지난 5거래일간 금융투자사들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3.31%로 개인투자자 수익률(-10.15%·제주맥주 제외)을 압도했으며, 기관합계 수익률(3.17%) 대비 0.14%포인트 높았다.
이 기간 금융투자사 순매수 종목들은 최근 투자자들의 ETF 유입이 늘어난 IT, 2차전지, 원자재, 전기차 업종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 상위 10종목은
삼성전자(005930),
NAVER(035420),
한국전력(015760),
카카오(035720),
기아(000270),
삼성SDI(006400),
POSCO(005490),
LG화학(051910),
크리스에프앤씨(110790),
셀트리온(068270) 순이다. 이 중 한국전력과 카카오가 각각 9.60%, 5.56% 상승했으며, 네이버가 3.86% 올랐다. 포스코와 LG화학은 각각 9.47%, 5.56% 하락했다.
금융투자사들의 순매수 상위종목들은 최근 신규 상장한 액티브 FTF들과도 일치했다. 지난 25일 △KODEX K-신재생에너지 △KODEX K-미래차 △TIGER 퓨처모빌리티 △TIGER 글로벌 BBIG △네비게이터 ESG △네비게이터 친환경자동차 밸류체인 △타임폴리오 K스탁 △타임폴리오BBIG가 동시 상장했는데, 이중 상당수가 개인 순매수 상위 ETF로 나타났다.
지난 5거래일간 인덱스 ETF와 채권, 달러, 해외투자 ETF 등을 제외하고 개인 순매수 상위에 오른 액티브 ETF들은 △KODEX K-미래차 △TIGER 퓨쳐모빌리티 △KODEX K-신재생에너지 △TIMEFOLIO BBIG 순이다.
액티브 ETF 시장 성장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인 만큼 기관과 외국인의 수급뿐 아니라 금융투자사들의 수급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3월 금융소비자법 시행으로 자산운용사들은 비교적 제한을 덜 받는 ETF 상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현재 KB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 마이다스자산운용 등이 주식형 액티브 EFT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액티브 ETF 시장 확대와 더불어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 의지로 액티브 ETF의 성장 기대감이 높다”며 “액티브 ETF 시장 규모가 지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융투자 수급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