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주주들의 '여름 보너스' 격인 중간 배당 시즌이 돌아오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중간배당 기업 수와 규모가 대폭 줄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상장사들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간배당 기준일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중간배당은 회계연도 중간에 주주들에게 이익을 환원하기 위한 차원에서 시행된다. 12월 결산법인들은 보통 6월30일 기준일로 중간배당을 실시한다. 배당금은 7~8월 지급하며 올해는 6월28일까지 해당 종목 매입해야 배당을 받을 수 있다.
코로나로 경기 불확실성이 컸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다수 업종이 탄탄한 실적과 우상향하는 경기 전망에 힘입어 배당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작년 1~2분기엔 코로나 영향으로 실적이 안좋았고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었던 만큼 기업들이 적극적인 배당에 나설 수 없었다"며 "반면 지금은 1분기 기업 실적도 긍정적이고 경제지표들도 상향조정되고 있는 만큼 배당 규모를 기대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특별배당과 올해 분기 배당으로 인해 중간배당에 대한 기대감까지 높아지고 있다. 작년 결산 배당에서 삼성전자는 기존 배당금인 주당 354원에 특별배당금 1478원을 더해 총 13조1243억원을 지급했다. 이는 사상 최대규모며, 배당성향도 전년도 44.73%에서 77.95%로 대폭 상승했다. 지난 1분기 분기배당으로는 주당 361원씩 지급했다.
포스코의 경우 코로나 여파로 지난해 중간배당을 2000원에서 1500원으로 줄였지만, 올해는 기대감이 피어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가 올해 영업이익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철강업황 호조에 따른 공격적인 판가 인상으로 철강 마진이 확대되고 있다"며 "올해 연결 영업이익은 6조2800억원으로 사상 최고 실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작년 4분기에 걸쳐 주당 총 8000원을 지급한 포스코는 올 1분기에도 주당 300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 밖에 통신, 화학, 정유, 은행(금융) 등도 전통적인 고배당 업종으로 꼽힌다.
다만 대표적인 고배당주
S-Oil(010950)은 올해도 배당이 불확실하다. 지난 4월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S-Oil은 "올해 중간배당도 지급할 수 있을 정도로 여력을 확보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불확실성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S-OIL은 2000년부터 중간배당을 실시해왔지만 2019년 중간배당을 83.3% 대폭 축소한 이후 작년엔 코로나 여파로 아예 중간배당을 포기했다. 지난해 S-OIL의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10억8773만원에 달한다.
분기 배당이 보편적인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 중간 및 분기 배당이 실시된 건 오래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주주 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중간배당과 분기배당에 나서는 기업들은 많아지는 추세다.
조승연 연구원은 "분기배당 한다는 거 자체가 현금 흐름이 잘 돈다는 의미라 주주들의 신뢰가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당 횟수를 늘린다고 총액이 늘어난다고 하긴 어렵지만, 미리 줄 경우 투자자들은 그 돈을 재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현금 흐름 측면에서 이득이기 때문이다.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