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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금감원장, '금융위파' 이상복 VS '김상조파' 원승연 대결 구도
이상복, 증권위 비상임위원 활동 등 친금융위적 성향
입력 : 2021-05-27 오후 5:33:23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신임 금융감독원장 유력 후보군이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와 원승연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이상복 교수는 금융위원회에서 추천하는 후보인 한편 원승연 교수는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적극 밀면서 급부상한 인물로 알려진다. 정부가 차기 금감원장 인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두 인물을 둘러싼 파워게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왼쪽부터 이상복 교수와 원승연 교수. 사진/서강대·명지대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상복 교수와 원승연 교수가 차기 금감원장 유력 후보로 물망에 오른 상태다. 애초에 금융위가 추천한 인사에는 이상복 교수와 함께 손상호 전 한국금융연구원장, 정석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신원조회 과정에서 두 후보가 제외되면서 현재는 유력 후보군에서 멀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손 전 연구원장은 신원조회 과정에서 본인이 자리를 고사했으며, 정 교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외이사 이력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장은 제청권을 지닌 금융위가 추천인을 올리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단독 유력 후보로 거론돼 온 이상복 교수는 1962년생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 생활을 한 뒤 현재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금감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 위원,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비상임위원 등을 거쳤다.
 
후보로 조명 받으면서 그의 과거 인터뷰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교수는 과거 언론 인터뷰를 통해 증선위의 권한을 확대하고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수사권과 기소권에 준하는 권한을 가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비교하며 증선위가 고발 권한만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현재 금융사들에 대한 감독 권한은 금감원에게 있으며, 증선위는 금감원 상위기관인 금융위의 산하 기구다.
 
오창화 금감원 노조 지부장은 "이 교수는 금감원의 제재 등 감독행위에 행정·법학적 근거가 취약하다고 주장하는 등 금감원 조직과 결이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며 "금감원이 아닌 금융위 친화적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 역시 "이 교수의 시각은 통합금융감독기구 설립 원칙에 따른 금감원 정체성에 배치될 수 있다"고 했다.
 
원승연 교수는 비교적 최근 유력 후보군으로 급부상한 인물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그는 김상조 전 정책실장이 밀고 있는 후보로도 알려지며,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장하성 주중국대사 등과도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는 등 현 정부와도 유대가 있다는 평가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그가 부원장 시절 윤석헌 전 원장과 기조를 같이 해 궁합이 잘 맞았던 인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처리와 소비자 보호체계 수립,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 출범 등의 성과를 함께 했다. 특사경의 경우 권한 범위를 놓고 금융위와 마찰을 빚은 사안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그가 원장으로 오면 윤 전 원장의 금융소비자보호 체계 강화, 시장 비친화적 기조가 더 짙어질 수 있다고도 관측한다.
 
한편 금감원 노조에서는 더 이상의 학계 출신 금감원장은 안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창화 노조위원장은 "교수 출신 원장이 보여준 태도가 실망스러웠기 때문"이라며 "전임 원장은 말을 가리지 않고 본인의 자존심을 내세워 직원들이 피해를 봤다"고 했다. 이어 "조직을 책임감있게 이끌어갈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한데, 학계 출신 인물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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