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한강사건 유튜버들, 이번엔 '그알'에 의혹 제기…경찰·방송 안 믿는 사람들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후 폐지요구 빗발…정민씨 부친도 "정정보도 요청"
입력 : 2021-05-31 오후 2:56:55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고 손정민씨 사건을 다룬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 대한 폐지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몇 주 전만 하더라도 '그알(그것이 알고 싶다)이 파헤쳐 달라'고 호소하던 태도에서 정반대로 바뀐 것이다. 해당 프로그램이 사실상 "타살 혐의가 없다"는 잠정 결론을 내리면서 이들 네티즌은 방송에 나온 내용이 조작됐다며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손씨의 아버지 손현씨도 방송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다며 정정 보도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 29일 방송에서 "정민씨가 살해당했을 가능성이 작다며 사건 당일 손씨와 함께 있었던 친구 A씨 역시 손씨의 사망 사건과 연관성이 낮다"는 전문가 의견을 내보냈다.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친구 A씨에게 제기되는 의혹을 반박했다. 유성호 서울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고인의 사체에는) 억압이나 제압한 흔적은 없다"고 했다. 박지선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도 A씨가 사건 당일 물에 젖어있지 않은 점을 들며 타살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한강 공원 특성상 범행이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권일용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넓게 트였고 인구가 많은 한강공원의 상태를 거론하며 "범죄를 계획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한강은 24시간 목격자가 넘쳐나 살인의 고의를 가진 자가 살인을 하기에 굉장히 어렵다"면서 "범죄가 되려면 친구 A씨가 현장에 도로 나타나면 안 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방송은 CCTV 분석과 A씨의 가족 등을 내보내며 그간 제기된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밝혀내기도 했다.
'그것이알고싶다'가 고 손정민씨 사망사건을 다룬 방송 이후 유튜버들이 방송 내용을 비판하는 영상을 올리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쳐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해당 방송이 조작됐다며 사건에 대한 의혹이 여전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프로그램 게시판에 “교묘한 짜깁기 방송”, “조작질하는 탐사 프로그램”, “한쪽 입장만 대변하냐”고 말하며 프로그램 폐지까지 요청했다. 불과 며칠 불과 며칠 전까지 해당 프로그램에 사건을 파헤쳐 달라고 하던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유튜버들도 이에 가세해서 해당 방송 내용을 비판하는 영상을 올리고 있다. 한 유튜버는 방송에 등장한 전문가의 외모를 품평하며 사건과 관련 없는 막말을 내뱉기도 했다.
 
정민씨의 아버지 손현씨도 방송 내용이 잘못됐다며 정정 보도를 요구하고 나섰다. 손씨는 오늘 자신의 블로그에 ‘그 알’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주말에도 우리를 싫어하는 ‘그알’ 방송이 나오고 그거 대응 좀 해야 하는데 갑자기 (친구 A씨의) 휴대폰이 발견돼 쉴 틈이 없다”면서 방송이 잘못된 정보를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손씨는 해당 방송에서 ‘카카오톡 메시지가 편집돼 원래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점’, ‘친구 A씨가 실제 대화 음성으로 공개한 방송 내용에서 자막으로 나온 ‘정민’이는 다른 친구를 지칭하는 것인데 이것이 잘못 보도된 점’, ‘A씨 가족으로 등장한 남성은 A씨 부친이 아닌데 착각할 수 있는 점’을 정정해야 한다고 했다.
 
일부 누리꾼은 경찰 수사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0일 친구 A씨의 휴대전화가 환경미화원에 의해 발견되면서 "휴대전화가 발견된 타이밍도 기가 막힌다"며 권력유착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해당 휴대전화에 대해 지문·혈흔·유전자 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손현씨는 이에 대해서도 “실종한 달 만에 갑자기 (휴대폰이) 발견된 점이 의심스럽다”며 의구심들 드러내고 있다. 그간 손씨는 A씨가 잃어버린 휴대전화를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은 점을 들며 A씨의 행적이 의심스럽다고 주장해 왔다.
 
몇몇 누리꾼들도 "경찰이 이제 사건을 끝내려고 하나", "갑자기 발견된 것도 이상하긴 하다, 이미 다 조작하고 던져놓은 것 아니냐", "한달동안 찾아도 안 나오던 게 왜 지금 나오지"라며 의혹 제기에 동참하고 있다. 반면 "휴대폰 없애버리면 그만인데 뭐하러 사람을 매수해서 지금 들고나오겠나", "진실이 있는데 자꾸 진실을 밝히라고 하니 답답하다", "경찰 수사 결과부터 지켜보자"는 등의 의견도 있었다.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에서는 사망 사건 관련 제작진이 입수한 자료들과 목격자들의 증언을 통해 사건 당일의 타임라인을 재구성했다. 사진/SBS그것이알고싶다 캡쳐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조승진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