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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시장 불안했나…스팩합병 속속 대기
약 한달 간 7건 합병 공시
입력 : 2021-06-0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심상치 않은 공모주 시장 분위기에 최근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의 합병으로 증시에 우회 상장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이후 총 7개 기업이 스팩 합병 상장을 위해 예비상장심사를 청구했다. 올 초 공모주 시장이 흥행 가도를 달리면서 상장 러시가 일었지만, 스팩 합병으로 증시 문을 두드린 기업은 엔피와 휴럼 두곳뿐이었다. 하지만 최근 공모주 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기미가 보이면서, 1분기 결산을 마친 비상장사들 중 많은 수가 스팩 합병 방식으로 우회 상장하기로 나선 것이다.
 
스팩이란 비상장 우량기업을 인수합병(M&A)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페이퍼컴퍼니로, 상장 후 3년 안에 합병 대상을 찾아야 하며, 실패하면 청산 절차를 밟는다. 청산이 되더라도 투자자들은 원금과 예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지난주 소프트웨어업체 씨케이앤비와 소형 프린트 업체 프리닉스는 각각 NH스팩13호, NH스팩18호와의 합병으로 증시에 입성하기 위해 상장예심을 청구했다. 심사는 보통 3개월 가량이 걸린다.
 
포장재 전문기업 세림비앤지는 한화플러스제1호스팩에 합병된다. 한화투자증권은 2017년 디딤과의 합병 이후 약 4년 만에 스팩 합병에 도전한다. 빅데이터·AI 전문기업 비투엔이 합병되는 '상상인1호스팩'은 상상인증권이 처음으로 도전하는 스팩 합병이다.
 
이 밖에 코넥스 상장사인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업체 에스에이티엔지는 IBK제14호스팩과, 영상기기 업체 포커스에이치엔에스와 반도체 부품 업체 프로이천은 각각 유진스팩5호와 유진스팩4호에 합병된다.
 
스팩과의 합병은 일반적인 상장에 비해 공모주 시장 분위기의 영향을 덜받는 측면이 있다. 시장 분위기가 좋으면 공모가를 높게 받아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시장 분위기에 따라 가치 변동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진시스템과 에이치피오 등이 증시 입성 후 공모가를 밑도는 등 공모주 수익률이 이전 만 못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달 19일부터 증권신고서 제출하면 중복청약도 안되기 때문에 청약 흥행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반면 스팩 합병은 실패 위험을 최소화한다. 미래 예상실적을 반영한 합병 가격을 바탕으로 밸류에이션을 확정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적다. 
 
다만 스팩 합병 소식이 이어지는 것과 최근 스팩 주가 급등을 연결짓긴 어렵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최근의 스팩 주가를 보면 합병 소식이 없는 '껍데기' 스팩까지 덩달아 오르고 있다"며 "공모주 열풍에 이어 스팩으로도 자금이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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