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경기민감주보다 성장주들이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간 성장주 조정세가 길었고, 하반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도 약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성장주의 반등이 올 것이란 평가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마무리된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양일간 코스피는 0.33% 감소했으나, 국내 대표 성장주 지수로 꼽히는 KRX BBIG K-뉴딜 지수는 1.38%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인터넷과 2차전지 지수가 각각 4.61%, 1.24% 올랐고, 바이오, 게임도 각각 1.11%, 0.45% 상승했다. BBIG지수가 모두 상승했으나 금리 인상기의 수혜주로 꼽히는 은행, 증권, 보험 지수는 1~3%대 하락했으며, 코스피 고배당 50지수도 0.66% 하락했다.
통상 금리 인상기엔 성장주보다 경기민감주나 가치주를 선호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금리가 오르면 성장 기업들이 자금을 융통할 때 드는 비용이 비교적 커지고, 이는 미래 이익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이번 회의를 통해 기존보다 앞선 긴축 신호를 보였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고 기대 인플레이션도 하락하고 있다”며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경기민감주 우위 구도의 후퇴와 기술·성장주 유형의 아웃퍼폼으로 발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상승에 베팅을 단행했던 투자자라면, 일부 자금을 회수해 헤지 방안을 강구해야할 것”이라며 “국내의 경우 코스피 신고가 경신 기간 소외된 대형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가 정상화로 다가가는 만큼 펀더멘털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며 “코스피 등락국면에서 향후 경제성장, 기업이익 개선을 주도하는 업종(반도체, 자동차, 인터넷, 2차 전지 등)의 비중확대를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하반기 미국의 물가상승율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 인플레이션 우려는 완화되고, 그동안 금리 상승에 상승 탄력을 받지 못했던 성장주가 반등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실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도 성장주를 배터리, 인터넷 등 성장주를 매수하고 있다. 지난 5거래일 동안 기관 순매수 상위 3개 종목은 모두 2차전지, 인터넷 업종으로 나타났다. 삼성SDI와
NAVER(035420)를 각각 1819억원, 1591억원을 순매수했고,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 1221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LG화학 2183억원어치 사들였으며, 백신 기대감에 강세를 보인
LG생활건강(051900)을 2013억원 순매수했다. 이밖에
하이브(352820)와 삼성SDI를 각각 1766억원, 1536억원 담았고, SK하이닉스를 1209억원 순매수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향후 반도체, 자동차, 인터넷, 2차전지 대표주들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분기 후반부 물가 상승압력이 정점을 통과하는 만큼, 포트폴리오 전략 측면에서 경기민감주의 비중축소도 고민해 볼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