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연지 기자] 금융당국이 금리상승에 따른 상당한 영향이 예상된다며 선제적인 준비와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규상 금융위원회(금융위) 부위원장은 2일 금융리스크 대응반 영상 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신호가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저금리 상황에 익숙해져 왔던 시장 참여자들에게는 이제 금리상승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도 부위원장은 "금리 상승은 그동안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에 기반해 역대 최고점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자산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특히 실물경기 회복과 수출 호조에 따른 기업실적 개선 등 견조한 펀더멘털이 뒷받침되고 있는 주식시장과 달리 가상자산·부동산 시장 등은 글로벌 통화 긴축 상황 전개 시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실제 급등하던 가상자산 시장이 최근 급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일부 가상자산은 갑자기 거래가 중단되는 등 매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주택 등 부동산 시장 역시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전례 없는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는 것이 많은 국내외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우리나라는 소득 대비 주택가격 상승속도가 주요국의 2~3배 이상으로 매우 빠르다"고 부연했다.
도 부위원장은 "전 세계적으로 수년간 지속되어 온 통화 완화 기조가 바뀌는 그야말로 부동산시장에 '검은 먹구름'이 다가오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버블이 끝없이 팽창할 수 없음은 당연한 이치"라면서 "부동산 등의 투자에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경각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금융위는 지난 1일부터 확대 시행된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차질없이 도입하는 등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또 기존 대출 규제의 이행 여부 점검과 함께 금융업권간 규제나 실무 적용상 차이에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살펴볼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금융권에서도 상환능력에 기초한 대출 관행이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현장에서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차질 없는 시행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위기 수준 진단 및 대응을 위한 '금융 상황 점검 워킹그룹'은 변이 바이러스 등 예기치 못한 요인이 없다면 올해 하반기에는 '회복단계'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자영업자·소상공인의 경우 매출 등에서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이에 정부는 회복이 더딘 취약차주의 '유동성 절벽'을 예방하기 위해 소상공인 경영안정 자금 공급과 함께 추경을 통한 소상공인 피해지원 등을 통해 선별적 지원을 차질없이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는 7월부터 소규모 자영업 등의 평가가 본격 실시되는 점 등을 감안해 금융권의 신용평가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5월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위·금감원·정책금융기관 TCFD(기후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 포스) 지지선언 및 제1차 그린금융협의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연지 기자 softpaper6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