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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여탕 출입 안돼"…LA 한인타운 찜질방 앞서 충돌
인권 단체 “똑같은 여성” vs 종교 단체 “아이들 보호해야”
입력 : 2021-07-06 오전 10:11:17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의 한 대형 사우나 앞에서 성 전환자의 여탕 출입 문제를 놓고 성 소수자 권리 찬반 단체가 충돌했다.
 
5일(이하 현지시간) LA타임스, 인디펜던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3일 LA 한인타운의 유명 사우나 앞에서 인권 단체와 성 소수자를 반대하는 종교 단체가 각각 시위를 벌이다 몸싸움을 벌였다.
 
당시 인권 단체는 “성전환자도 똑같은 여성이다 (Trans women are women)”라는 구호를 외쳤고, 다른 한편에선 종교단체가 성 소수자 혐오 피켓을 든 채 “아이들을 구하라”며 소리치고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인디펜던트는 목격자들의 말을 빌려 “시위대가 파이프와 주먹, 심지어 스케이트보드까지 이용하며 서로 물리적 충돌을 벌였다”고 전했다.
 
이후 낮 12시쯤 현장에 도착한 LA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불법 시위”라고 선언하고 해산 명령을 내리면서 유혈 사태는 일단락됐다. 다만 이 소동으로 5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위는 지난달 벌어진 트랜스젠더의 여탕 출입 논란에 따른 것이다.
 
지난달 26일 자신을 ‘여성'이라고 주장하면서 성전환 수술은 하지 않은 트랜스젠더가 여탕에 출입하자 여성 고객이 해당 사우나 직원에게 항의하는 영상이 인스타그램에 올라왔다. 이에 직원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여성이라고 밝혀 막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직원과 여성 고객의 언쟁이 담긴 영상이 유튜브로 확산하며 해외는 물론 국내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성전환자의 목욕탕 출입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스파 업소는 성명을 내고 성 정체성이 여성인 트랜스젠더의 여탕 출입은 성 소수자 차별을 금지하는 캘리포니아 주법에 따른 조치라고 해명했다.
 
이 스파 업소는 "다른 대도시와 마찬가지로 LA에는 트랜스젠더 주민이 있고, 이들 중 일부는 스파를 애용한다"며 "캘리포니아 법은 사업장에서 트랜스젠더 등에 대한 차별을 금지한다"고 말했다. 이후 현지 보수 단체는 스파 업소 앞에서 트랜스젠더의 여탕 출입 허용에 항의하는 시위에 나섰고 성 소수자 권리 옹호 단체가 맞불 집회를 벌이면서 결국 양측의 충돌 사태로 번진 것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LA 경찰 당국은 “해산 명령이 떨어지자 모두 흩어졌으며 체포된 사람은 없다”며 “사건 조사는 진행 중”이라고 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한 스파 앞에서 성소수자 권리 찬반 시위대가 시위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조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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