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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유승민 여가부 폐지론에…여성단체 "혐오의 정치" 비판
“여가부 제 기능 위해 충분한 예산과 권한 줘야”
입력 : 2021-07-09 오후 4:35:43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여성단체들이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하는 정치인들을 향해 강력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와 대권 주자인 하태경 의원·유승민 전 의원 등은 최근 연이어 ‘여가부 폐지론’을 주장하고 있다.
 
9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여가부 폐지 공약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여가부 폐지 공약으로 젠더갈등 조장하는 혐오 정치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발언에 나선 신지예 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는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강도, 살인 등의 범죄 발생률은 감소했지만 성범죄만 증가했다는 대법원 통계와 아동 성범죄 통계를 들며 "여성들에게 이런 상황은 재난과도 같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 지원과 성 평등 교육이 절실한 이때 여가부를 폐지하자는 주장은 재난 시기에 컨트롤 타워 자체를 없애자는 꼴"이라고 했다.
 
이어 신 대표는 "폐지되어야 할 것은 이 시국에 여가부 폐지 운운하는 하태경, 이준석, 유승민 씨의 정치 인생"이라면서 "여성들의 고통이 데이터로 보이고 증언으로 들리는 데 정치인들이 나서서 자국민을 공격하고 있으니 그 정치집단이야말로 폐지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리고 했다. 그는 여가부의 제 역할을 위해 충분한 예산과 권한을 주는 것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효진 여.세.연 활동가는 유승민 의원이 주장하는 '양성평등위원회' 설치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여가부를 폐지하고 위원회를 설치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며 "유승민이 내세우는 '양성평등'은 허울뿐인 수사이며 여가부 폐지 주장은 사실상 성 평등 정책의 폐지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신유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는 "정치인들이 표몰이를 하는 데에 여성이, 여성혐오가 또다시 이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여가부는 빈약한 부서를 갖고 캠페인 정도 하는 역할로 전락했다'는 발언으로 여가부 업무에 대한 무지를 드러냈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해서는 "여가부를 폐지한 후 여가부의 예산으로 '의무 복무를 마친 청년들을 지원하겠다'고 말함으로써 정치권 백래시의 정점을 찍었다"고 말했다.
 
전날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성명을 통해 정치권이 젠더 갈등을 해결하기보다 젠더 갈등에 편승해 정치적 반사이익을 얻고자 꼼수를 부린다고 했다. 변호사회는 "설사 여가부가 부족했다고 해도 부처 자체를 없애겠다는 것은 편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전국 60개 여성단체의 모임인 한국여성단체협의회도 지난 7일 "한심한 시국관에 실망과 분노를 느낀다"면서 국민의힘 등에 사과를 촉구한 바 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등 여성단체들이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여가부 폐지 공약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조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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