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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미국, '코로나19와 공존' 선택…전문가들 "시기상조"
독감처럼 관리 목표…백신 보급 전제돼야
입력 : 2021-07-12 오전 11:18:38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영국과 미국을 포함한 소수의 국가가 코로나19과 함께 살아가는 미래를 향한 길에 앞장서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11일(현지시간) WSJ는 전염력이 훨씬 더 강한 델타 변이가 전 세계에서 확산하고 있지만, 이들 국가는 높은 백신 접종률에 힘입어 보다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들 국가가 코로나19를 마치 독감처럼 취급할 수 있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에서만 매년 수만 명의 사망자를 내지만 아무런 경제 봉쇄를 유발하지 않는 독감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의 위협을 심각하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정도의 방역 조치면 충분한 것이 목표다.
 
이 같은 목표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백신이다. 코로나19가 독감보다 사망률이 훨씬 높다는 점에서 감염 확률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감염 시 중증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크게 낮춰주는 백신이 널리 보급돼야 '코로나19와 함께 살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영국의 경우 최근 델타 변이의 유행으로 인구 10만명당 신규 확진자가 286명으로 늘어났으나, 이달 중 남아있는 코로나19 관련 제한 조치를 모두 풀 예정이다.
 
인구의 65%가 백신 접종을 마친 영국에서는 현재 입원 환자가 2700여명으로, 가장 많았던 지난 1월에 기록한 4만명의 10분의 1도 안 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사람들이 계절성 독감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도 코로나19를 주기적인 유행병으로 취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코로나19가 당분간 종식되기 어렵다고 보고 이를 관리하면서 정상적인 생활로 복귀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 보건부는 접촉자 추적과 격리 규모를 축소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보다는 집중치료 환자 수와 산소 삽관 치료 환자 수를 주로 공식 통계에 반영하기로 했다. 싱가포르는 이달 말까지 인구 절반의 백신 접종을 마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최근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모든 학교가 가을 학기에는 정상 수업을 하라고 권고했다.
 
반면 높은 백신 접종률에도 방역수칙 완화에 신중한 국가들도 있다. 인구의 62%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스라엘은 지난달 초 모든 코로나19 제한 조치를 해제했다가, 지난달 말 델타 변이가 유행하자 실내 마스크 규제를 재도입했다.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와 캐나다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온타리오주도 각각 자국 내 다른 주에 비해 관련 규제를 늦게 풀고 있다. 과학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영국의 방역 규제 해제에 대해 학자 120명은 의학전문지 랜싯에 게재한 공개서한에서 "위험하고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영국에서 유로2020을 응원하러 나온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 영국은 실외마스크 착용 규정이 해제됐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조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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