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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한일 정상회담 두고 신경전
회담소식 유출 두고도 잡음 계속
입력 : 2021-07-12 오후 5:22:25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계기로 한 한일정상회담을 두고 양국이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두 나라는 문 대통령의 방일을 전제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개최에는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상회담 형식 등을 두고 한·일간 막판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12일 일본 언론 등을 종합하면, 한국 외교부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도쿄올림픽 개최에 맞춰 일본을 방문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한 일본 언론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앞서 지난 1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 정부가 문 대통령이 23일 열리는 도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하는 경우 정상회담을 요구했고, 일본 정부는 한국 측에 회담 개최를 수용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 언론의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최근 양국은 외교채널을 통해 도쿄올림픽을 양국 간 현안 해결의 계기로 활용하는 방안을 긴밀히 협의해 왔다"며 한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검토한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양국 외교 당국 간 협의 내용이 일본의 입장과 시각에서 일방적으로 일본 언론에 유출되고 있는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정부 간 협의가 지속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일본 정부의 신중한 대응을 촉구했다.
 
이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반응은 '노 코멘트'에 가깝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보도 내용 하나하나에 코멘트하는 것은 삼가겠다"면서 "도쿄올림픽 개회식의 외국 요인 참석은 일본 정부가 초대의 주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호 문제상 요인 초청 사실을 공표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 문제도 있기 때문에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질문과 동떨어진 답이었다. 또 한일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서도 가정의 질문이라는 이유로 답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스가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말한 것처럼 "(문) 대통령이 방일할 때는 외교상 정중하게 대응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인식이고, 그런 인식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는 지난 8일 도쿄에 코로나19 4번째 긴급사태를 선포하기로 했다고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방일할 경우 정상회담을 할 생각이 있는지를 묻는 말에 "(방일한다면) 외교상 정중하게 대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가토 장관은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한 한일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과 관련해 스가 총리의 의례적인 발언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그친 셈이다.
 
양국간의 신경전이 치열한 가운데 일본 언론의 해석은 점입가경이다. 현지 매체들은 일 정상회담 추진에 한국 정부가 매달리고 있다는 취지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교도통신은 한국 정부가 문 대통령의 방일에 맞춰 정상회담 개최를 요구하고 있지만, 일본 측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외교부의)유감 표명은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흥정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한국 정부가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일본 정부를 압박한다는 취지다.

민영방송사 뉴스네트워크인 ANN은 한국이 '격식을 갖춰야 한다'는 말로 본격적인 회담을 촉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한국이 장기간에 걸친 본격적인 회담을 통해 한일 간의 타협을 연출하려는 의도"라며 "일본 측에 쐐기를 박으려는 의도"라고 덧붙였다. 한국이 한일 정상회담 개최에 적극적인 반면, 일본은 급할 것이 없다는 취지로 읽힌다.
 
지난 4월 6일 가토 가쓰노부 일본 관방장관이 도쿄에서 정례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조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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