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2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만찬 회동을 하고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 내용을 약 100분 만에 뒤집었다. 양당 대표 간 합의를 뒤바꾸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에 흠집이 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12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송 대표와의 추경 관련 합의에 대해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손실을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대상과 보상 범위를 넓히고, 두텁게 충분히 지원하는데 우선적으로 추경재원을 활용하자는 것"이라고 입장을 번복했다.
이 글이 올라오기 전 이 대표와 송 대표는 여의도 인근에서 만찬 회동을 하고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 지급으로 합의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두 대표께서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지 않느냐는 공감대를 이루신 것 같다"며 "추경 처리를 하는데 여야 대표가 공감대를 이룬 사례가 없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은 "오늘 저희가 협의한 내용에 대해선 아마 착실하게 이행하지 않을까 예상한다"면서 "관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이런 내용의 합의 사실이 알려지자 강력히 반발했고, 이 대표는 결국 합의 내용을 뒤집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먼저 우리 당의 일관된 입장인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 확대에 송 대표가 공감을 해줬다"며 "900만원의 지원 제한을 상향해야 한다는 공감을 이뤘다"고 했다. 이어 "방역상황을 고려해 소비 진작성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행정비용 등을 고려해 그 범위를 80%에서 100%까지 늘리는 것을 검토한다는 내용에 제가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추경의 총액을 늘리는 내용 등은 논의되지 않았다"며 "재난지원금의 1인당 지급액 등은 기존 논의되던 25만원에서 어느 정도 재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경 증액 검토는 없을뿐더러 재난지원금도 1인당 25만원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취지다.
그는 "송영길 대표와의 회동 직후 우리 당 원내지도부와 회동하여 이런 합의 내용에 따라 추후 협상을 진행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재난지원금을 전국민 지급으로 합의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약 100분여 만에 뒤집었다. 양 당 대표간 합의를 빠른 시간 내에 뒤바꾸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에 흠집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에 앞서 악수 뒤 자리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